천마산 관광 모노레일 사업에 살 곳 잃은 비석마을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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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서구청이 천마산 모노레일 사업 시행사와 계약을 맺으며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주차장 부지에 수십 년 살아온 주민들은 이주 대책을 요구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서구청은 지난 6일 아미동 천마산 모노레일 주차장 예정 부지 거주민에게 보상 절차를 설명하고 실측 작업에 협조를 부탁하는 설명회를 열었다.

주차장 편입 무허가 주택 주민
이주대책 싸고 서구청과 이견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아미동비석마을이전추진위원회 김창복 위원장은 “설명회는 주민들이 하도 답답해 구청에 거듭 요청해서 겨우 가진 자리”라면서 “구청 쪽에서는 법적 문제가 없다는 걸 반복할 뿐 아무런 이주대책도 준비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천마산 모노레일 주차장은 공한수 서구청장의 핵심 공약 사업인 천마산 복합 전망대와 관광 모노레일 사업의 일환으로, 아미동 2가 231-181 일원 3025㎡에 지하 3층 지상 2층 규모로 조성된다.

서구청은 지난 4일 천마산 관광 모노레일 시공 우선협상대상자인 (주)한국모노레일과 제작 및 설치 협약을 체결했다. 또 5월부터는 주차장 부지 주택 32개동을 상대로 실측 작업을 하고 있다. 서구청은 오는 7월까지 건물 감정평가를 마치고 9월께 공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주차장 부지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은 구유지인 부지에 건물을 짓고 수십 년을 살아온 이들로, 주민 중 50대가 가장 젊은 축에 속할 만큼 연령대가 높다. 이들은 지난해 9월 서구청으로부터 이주 통보를 받고 난 뒤 구청에 다른 거주지 마련 등의 이주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아미동에는 무허가 주택이 아주 많은데, 우리 사례는 구청이 마음만 먹으면 구민을 쫓아내고 수익 사업을 펼칠 수 있다는 얘기”라면서 “주변에서 집값 오른다고 반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자신들도 우리처럼 쫓겨날까 두려워 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혔다.

하지만 구청은 거주자들의 건물에 대한 보상 정도만 고려하고 있다. 서구청 장석주 시설사업단장은 “주민들은 이주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구청은 현재 법적 보상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중”이라면서 “현재로서는 이주대책에 대해 설명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손혜림 기자 hyerim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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