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없는 PK 대선주자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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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를 막론하고 전·현직 광역자치단체장들의 대선 레이스 합류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울산·경남(PK)의 광역단체장 출신 주자들도 대권 경쟁에 뛰어들고 있지만, ‘스윙 보터’로서 PK가 지닌 전략적 위상에 비해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그 배경에 대한 분석도 분분하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전·현직 광역단체장은 10명에 달한다.

전·현직 광역단체장 속속 출마
PK 출신들 지지율 중하위권
“지역 정치권 폐쇄적 문화에
실력 안 키워 경쟁력도 부족”

여권에서는 지지율 1·2위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전남지사 출신의 이낙연 전 대표가 출마 선언을 앞두고 있고, 강원지사를 지낸 이광재 의원과 현역인 양승조 충남지사·최문순 강원지사는 이미 출사표를 던졌다. 경남지사를 지냈던 김두관 의원도 오는 9일과 14일 각각 서울과 부산에서 출판기념회를 갖고 본격 대권 행보에 나설 예정이며 ‘친문(친문재인) 적자’ 김경수 경남지사도 아직 후보군에서 빠지지 않고 있다. 야권에서도 원희룡 제주지사가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연이어 비판하는 등 존재감 키우기에 나섰고, 경남지사 출신의 홍준표 의원은 국민의힘 복당 문제가 해결되면 곧바로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걸 태세다. 역시 경남지사를 지낸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도 출마 의사가 분명하다.

여야 대권주자 대다수가 이처럼 광역단체장 출신으로 채워지면서 시·도지사들은 이제 대선 후보군의 상수로 거론된다. 그러나 수도권 단체장들이 출마하자마자 유력 후보로 부상하는 데 비해 비수도권 시·도지사들의 존재감은 미미한 편이다. 특히 여권 내 아직 ‘영남 후보 필승론’이 여전히 유효한 전략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도 PK 출신 주자들의 지지율은 중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남에 비해 부산과 울산은 더욱 암담하다. 두 지역의 역대 시장 중 대권 후보로 거론된 이들은 전무하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수도권과 물리적 거리가 멀수록 ‘변방’으로 취급돼 중앙 뉴스에 노출되지 못하는 구조적 요인을 지적한다.

그러나 지역 정치권 특유의 폐쇄적 문화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친박(친박근혜), 친문(친문재인) 등 지역의 여야 주류 세력들이 ‘잠룡’을 키우기 보다는 입맛대로 다루기 쉬운 행정가 출신들을 선호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역에서 안주한 PK 정치인들의 경쟁력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역 정치권 인사는 “언택트 시대이고, SNS 정치가 일상화된 상황에서 공간의 문제는 이제 정치인들에게 장벽이 될 수 없다”며 “중앙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PK 단체장 출신들이 없는 건 온실 같은 지역 정치에 매몰돼 실력을 키우지 않은 탓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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