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통풍? 쉽지만 어려운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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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민욱 양산부산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통풍은 관절에 매우 심한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병이다. 단백질 섭취가 많거나 퓨린 대사의 이상으로 체내 요산이 많아지고, 관절액 속의 요산이 결정화되면서 반복적으로 통풍 발작이 생긴다. 서구화된 식습관, 당분이 많은 음료 섭취 증가로 발생연령은 점점 어려지고, 환자 수는 늘어나고 있다.

통풍은 갑자기 관절이 매우 심하게 붓고 아픈 것이 특징이다. 바람만 스쳐도 아파 통풍(痛風)이라는 이름이 붙었을 정도로 통증이 심해 ‘질병의 왕’이라고도 불린다. 엄지발가락, 발등, 발목에 잘 생긴다. 따라서 체내 요산 수치가 높아도 통증이 심하지 않거나 발생 위치가 흔하게 생기는 곳이 아니라면 통풍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관절이 심하게 붓고 아픈 급성 통풍발작 시에는 비스테로이드소염제(소염진통제), 콜히친, 스테로이드와 같은 약을 복용하면 수일 내에 좋아진다. 단 평소 콩팥이나 간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비스테로이드소염제, 콜히친 같은 약물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급성 통풍이 좋아졌다고 통풍이 모두 치료됐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통풍은 계속 재발할 수 있으며, 통풍발작이 1년에 2회 이상 발생한다면 통풍발작의 재발을 예방하고 만성적인 관절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요산수치를 낮추는 요산저하제를 반드시 복용해야 한다.

1차 약제로 알로퓨리놀과 페북소스타트와 같은 요산 생성을 억제하는 약물을 사용한다. 약물의 선택은 기저질환(콩팥기능 이상 유무, 뇌졸중, 심근경색의 과거력 유무 등)에 대해 담당 의사와 의논해 결정하면 된다.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요산저하제를 사용해 혈액 속 요산 농도를 6mg/dL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요산저하제를 먹다가 중간에 중단해서는 안된다. 간혹 통풍약을 오래 먹으면 콩팥 기능이 나빠진다고 알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요산저하제를 꾸준하게 복용할 경우 오히려 콩팥 기능이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통풍 치료는 약물치료 이외에 식습관 개선도 중요하다. 요산 상승의 원인이 되는 고단백, 고퓨린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고기의 내장류, 과당이 많이 포함된 청량음료와 과자,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와 같은 붉은 고기류, 고등어 같은 등푸른 생선류 등은 좋지 않다.

통풍은 통증이 매우 심하고 발생 위치가 일정하기 때문에 간단한 문진과 진찰, 혈액검사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정확하게 진단만 되면 급성기 치료도 수일 정도 약을 먹으면 금세 좋아진다. 추가 발작 예방도 하루에 한 번 정도 약을 꾸준히 복용하면 된다. 어렵지 않다.

하지만 이런 쉬운 치료를 제대로 받는 경우가 전체 환자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질병에 대해 올바르게 알고 잘못된 상식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통풍이 의심된다면 꼭 근처의 류마티스내과에 방문해 보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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