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한 미·중, ‘대만 문제’만 불거지면 ‘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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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이 신냉전 수준으로 심화되는 와중에 미국 해군 구축함이 대만해협을 또 지나갔다. 이에 중국이 해군과 공군을 동원해 전면 감시에 돌입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면서 우발적인 무력 충돌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미 해군 7함대는 22일(현지시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알레이버크급 미사일 구축함인 커티스 윌버함이 이날 국제법에 따라 통상적인 대만해협 통과를 했다”고 밝혔다. 미 해군은 “이 함정의 대만해협 통과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위한 미국의 약속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미 구축함 대만해협 또 통과 ‘월례화’
중 ‘대만 방공식별구역 비행’에 ‘대응’
중국 전면 감시 돌입… 우발 충돌 우려

미국 구축함의 이번 대만해협 통과는 주요7개국(G7)이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처음으로 대만 문제를 언급한 직후인 지난 15일 중국이 자국 군용기 20대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들여보내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대만에 공중 압박을 가하면서 이뤄졌다. 지난 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뒤 미국 구축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한 것은 이번이 6번째다. 매달 평균 한 차례 대만해협을 지나간 셈이다.

과거 미국은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일 년에 한 번 정도만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미·중 갈등이 본격화하면서 미군 함정의 대만해협 통과는 ‘월례 행사’로 굳어졌다. 중국의 기대와 달리 바이든 행정부 역시 전 정부와 같이 대만해협 자유항행 작전을 월례화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군 동부전구 장춘후이 대변인은 이 같은 미국의 행위에 대해 “미국이 대만해협에서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지역 안전의 고의적 파괴를 겨냥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중국군은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며 수시로 위협과 도발에 대응하고 있으며 국가 주권과 영토를 결연히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이날 지난 4월 취역한 075형 강습상륙함 하이난함의 훈련 모습을 공개했다. 이른바 ‘헬리콥터 항공모함’으로 불리는 경항공모함인 하이난함은 배수량 4만t 규모로, 헬기 여러 대가 동시에 이착륙할 수 있는 대형 비행 갑판과 함께 수륙양용 장갑차와 탱크 등도 탑재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하이난함 공개를 두고 대만 분리주의자들에게 보내는 경고 메시지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윤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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