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 비서관’에 쏟아지는 비판… 또 ‘공정의 덫’ 빠진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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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권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공정’ 논란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2030세대를 껴안겠다면서 20대 대학생을 청와대 비서관에 임명했으나 예상치 못한 비판에 직면했고, 대통령 아들의 정부 지원금 수령에 대한 민심도 여전히 싸늘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학생인 박성민(25)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1급 상당 청와대 청년비서관으로 임명했는데 이에 대해 정치권과 온라인 곳곳에서 비판이 쏟아져 나온다. 청와대는 박 비서관 임명에 ‘파격’이란 평가를 기대한 것으로 보이나 곳곳에서 터져 나온 반응은 오히려 ‘역풍’에 가까웠다.


국보협 “파격 아닌 코미디 수준”
“나는 왜 공무원 시험 준비하냐”
2030세대 온라인서 불만 속출
블라인드 면접 대신 오픈 심사
대통령 아들 지원금도 논란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국보협)는 성명서를 통해 “격을 깨뜨리는 것이 파격이다. 이번 인사는 아예 ‘격’이 없는 경우”라며 “(박 비서관 임명은)파격이 아닌 코미디”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이런 인사는 청년의 마음을 얻는 것이 아니라 분노만 살 뿐”이라며 “일반적인 청년들은 몇 년을 준비해 행정고시를 패스해 5급을 달고 근 30년을 근무해도 2급이 될까 말까 한 경우가 허다하다. 수많은 청년이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고 비판했다.

2030세대 남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 온라인 공간 곳곳에서도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나는 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나”라고 자조했다. 대학생 A씨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박 비서관을 비교하며 “이 대표는 본인의 정치적 입지를 쌓아 당선됐는데, 박 비서관은 ‘그냥 젊은 사람이기만 하면 되겠지’ 하며 데려온 게 눈에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박 비서관의 임명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22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느 날 갑자기 ‘누구 찬스’를 써서 데려온 게 아니라 박 비서관도 당에서 활동했다”며 “사회적 활동하면서 평가받고 검증받은 사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이 자리는 정무직이기 때문에 임기가 정해져 있지 않고, 짧게 하면 한 달, 아무리 길게 해 봤자 문 대통령 임기 때까지밖에 안 하는 거라 길어도 1년이 채 안 되니 그런 점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 아들 준용 씨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금 6900만 원을 받게 된 것과 관련,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은 23일 면접 과정에서부터 공정하지 않은 절차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곽 의원 측은 “회의록에 따르면 11번째로 인터뷰한 문준용 씨는 진행자가 ‘다음은 ○○○(문준용) 씨 인터뷰 진행하겠다’고 했음에도 ‘저는 ○○○(문준용)입니다. 미디어아트 작업을 하는 작가입니다’라는 말로 사업 설명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배현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강력한 지침으로 정부 산하기관들에 ‘블라인드 면접’이 자리 잡은 지 오래인데, 왜 대통령 아드님의 지원금 심사를 오픈해서 심사위원들과 대면하게 했나”라고 지적했다.

한편 준용 씨에 대한 특혜 논란이 거듭되자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문준용이 아니라 이준석이 문제”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준용 씨가 자격이 안 되는 것도 아니고 실력이 모자란 것도 아니다. 밑도 끝도 없이 그냥 대통령 아들이라서 선정된 게 아니냐고 시비를 거는 것”이라며 “대통령 아들이라고 해서 특혜를 받아선 안 되지만 그렇다고 차별을 받아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산업기능요원 복무 당시 지원 자격이 없는 국가사업에 참여했다는 특혜 의혹을 역으로 제기하며 야당 의원들을 반격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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