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29일 ‘윤봉길 의사 기념관’서 ‘대권 도전’ 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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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관한 뉴스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정치 참여를 선언한다. 윤 전 총장은 24일 최지현 임시부대변인을 통해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저 윤석열은 오는 29일 오후 1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국민 여러분께 제가 앞으로 걸어갈 길에 대해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윤봉길 기념관을 첫 기자회견 장소로 정한 것을 미뤄보면 정계 진출 명분과 시대적 소명을 ‘헌법과 애국, 헌신’이라는 키워드에 담아 낼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입당은 서두르지 않을 전망
야권 재편 ‘이준석 바람’ 편승 ‘불필요’
야 경선 뒤 ‘후보 단일화’ 염두에 둔 듯
최근 지지 하락세·최재형 등판은 부담
합류 후 ‘경선 경쟁’ 압박도 무시 못 해
예상보다 빨리 입당 문제 정리할 수도

윤 전 총장이 이날 대권 출마를 공식화하면 이후 관심은 국민의힘 입당 여부와 시점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윤 전 총장은 이달 18일 “입당 문제는 경거망동하지 않고 태산처럼 신중하게 행동할 것”이라는 메시지로 국민의힘 합류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어 당분간 독자 행보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 입당 시기를 최대한 늦추면서 몸값을 올리는 전략이다. ‘이준석 바람’을 타고 국민의힘이 야권 재편 주도권을 쥐는 구도에 편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으로 비친다.

국민의힘 경선이 끝나고 후보 등록 직전 야권 단일화 방식을 통한 후보 옹립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다만 윤 전 총장 계획대로 대선 구도가 흐를지는 미지수다. 입당 문제로 줄다리기를 벌이는 사이 국민의힘에서 유력 후보가 등장하면 ‘홀로’ 레이스를 펼치는 그의 입지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도 많다. 아직 ‘미풍’이지만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한 보수 야권의 기대감이 커지는 것도 부담이다. 실제 윤 전 총장에 대한 지지도는 최근 하락세가 뚜렷하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가 이달 21∼23일 전국 18세 이상 1006명에게 대통령 적합도를 물은 결과, 이재명 경기지사는 전주보다 2%P 오른 27%로 집계됐지만 윤 전 총장은 20%로 4%P 하락했다. 두 주자의 지지율 차이는 1%P에서 7%P로 벌어졌다. 거기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줄기차게 ‘정시 버스론’을 펼치며 공정한 경선 경쟁을 고리로 윤 전 총장의 조기 합류를 압박하는 분위기도 가볍지 않다. 이 대표는 이날 <부산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도 “버스는 노선과 정류장, 운행 시간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이 대표는 “당의 힘이 실리지 않은 3당 후보가 단일화까지 살아남아서 대통령 된 경우가 있었느냐”며 “다들 대중력이 높은 인물들이었지만, 한계점만 노출하고 끝났는데 그런 모델을 따를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인제·정주영·정몽준·안철수 등 기존 대선 후보들의 실패 사례를 언급했다.

이런 분위기를 고려하면 윤 전 총장이 예상보다 조기에 입당 문제를 정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당이라는 거대 정치 결사체의 도움 없이 정책을 발표하고, 대선 후보에 대한 검증을 받아낼 윤 전 총장과 그 주변의 능력에 물음표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독자 행보는 빠르게 막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소위 ‘큰 선거’ 경험이 많은 국민의힘 관계자는 “자신이 선택한 대변인을 곁에 두지 못하고 열흘 만에 물리친 것은 대권을 바라보는 정치인이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치명적인 실수”라며 “윤 전 총장을 둘러싼 아마추어들로는 오래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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