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손정민 父 "아들 불러낸 친구, 쓰러지니 '그거'라고… 기분 나쁘다"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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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손정민 씨 아버지 손현 씨 블로그 캡처 故 손정민 씨 아버지 손현 씨 블로그 캡처


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 후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22) 씨의 아버지 손현(50) 씨가 친구 A 씨를 고소한 데 이어 그의 발언에도 불쾌한 심경을 나타냈다.

손 씨는 26일 자신의 네이버 블로그에 '사라지는 흔적'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주변에 가족께서 불의의 일을 당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사망신고를 하고 나면 불가피하게 변하는 것들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가장 마음 아픈 것 중 하나는 휴대전화다. 명의자가 사망이 확인되면 명의변경이나 해지를 하지 않으면 순차적으로 이용정지를 거쳐 직권해지가 된다는 안내가 온다"라면서 "정민이 번호를 없앨 수 없으니 직권해지 전에 명의변경을 해야 하는데, 명의변경하면 SNS나 여러 사항의 변화가 예상되고 그전에 저장해둘 게 많아서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그 과거로 돌아가는 게 슬퍼서 작업이 쉽지 않다"며 "비밀번호를 모르는 것도 있고 정민이의 흔적이 사라지는 것이 싫은데 참 마음대로 안 된다"고 토로했다.

손 씨는 "학교도 이런 경우 자퇴하지 않으면 제적 처리된다고 해서 할 수 없이 자퇴해야 했다"며 "친구가 밤에 불러서 집 앞에 나갔을 뿐인데 자퇴라니 좀 억울하다. 정민이는 학교를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하나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29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의혹과 기억과 소문-한강 실종 대학생 죽음의 비밀' 편에서 나온 친구 A 씨의 실제 대화 음성 방송화면도 함께 캡처해 올렸다.


故 손정민 씨 아버지 손현 씨 블로그 캡처 故 손정민 씨 아버지 손현 씨 블로그 캡처

손 씨는 "친구라고 하다 보니 갑자기 생각나는 게 있다. 본인이 불러냈고, 한두 시간 전만 해도 다칠까 봐 편의점 냉장고 문을 잡아주고 옷까지 털어주던 정민이를 쓰러지고 나니 '그거'라고 했더라"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그 당시엔 경황이 없어서 몰랐는데 생각할 때마다 정민이를 '그거'라고 한 게 몹시 기분 나쁘다. 이 시점에서 '그거'는 살아있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겠지. 앞으로 저도 '그거'라고 똑같이 써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손 씨는 A 씨를 폭행치사와 유기치사 혐의로 지난 23일 고소했다.

이와 관련해 손 씨는 지난 25일 자신의 블로그에 "경찰서에서 4시간 가까이 진술을 하고 왔다"면서 당연히 (경찰 진술) 내용은 말씀드릴 수 없으니 이해해주실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봐주신 것처럼 계속 응원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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