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이 통했다” 결승 2루타 친 김광현, 68일 만에 선발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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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뛰고 있는 김광현이 11경기, 68일 만에 승리를 챙겼다. 더욱이 타석에서도 개인 통산 첫 결승타를 기록하는 등 투타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김광현은 1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4사사구 1실점 하며 시즌 2승(5패)째를 따냈다.

애리조나 홈경기서 선발 등판
5이닝 1실점으로 시즌 2승째
2회말 타자로 2타점 2루타
프로 첫 장타·개인 첫 결승타

김광현은 타석에서도 결승 2루타를 치는 등 1타수 1안타 2타점, 희생 번트 1개로 활약했다.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의 활약에 힘입어 7-4로 승리하며 3연승을 거뒀다.

김광현이 승수를 추가한 것은 4월 24일 신시내티 레즈전 이후 11경기, 68일 만이다.

김광현은 경기 뒤 화상 인터뷰에서 “실점을 최소화하고, 매 타자에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는데 그런 간절함이 행운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김광현은 5이닝 동안 공 96개를 던졌다. 실점을 막기 위해 평소보다 신중하게 투구하다 보니 투구 수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직구 제구가 잘되지 않았다. 지난 등판(6월 26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전 4⅓이닝 7피안타 4실점)에서 일찍 마운드를 내려와서 이번에는 ‘점수를 주지 않는 투구’를 하고 싶었다”며 “코너 워크에 신경 쓰다가 볼이 많아졌다. 제구는 개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광현은 애리조나전에서 남다른 타격 감각을 뽐내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는 0-0으로 맞선 2회말 2사 1, 2루에서 상대 선발 라일스 스미스의 시속 149㎞ 싱커 구질을 받아쳐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쳤다. 이날 경기의 결승타였다. 김광현이 프로에서 처음 친 장타이기도 했다.

김광현은 “처음으로 타구를 외야로 보냈다. 외야수가 전진 수비를 해서 운도 따랐다”며 “배트를 조금 가벼운 것으로 바꾸고 훈련했는데 효과가 있었다”고 안타 비결을 설명했다.

2007년 KBO리그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광현은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한국 무대에서는 타석에 설 기회가 거의 없었다. 김광현의 KBO리그 타격 성적은 3타석 2타수 무안타 1볼넷 1타점 1삼진에 그쳤다.

미국 진출 첫해인 2020년에는 코로나19 여파로 메이저리그가 단축 시즌을 진행했고, 투수 보호를 위해 내셔널리그에도 지명타자 제도를 도입하면서 김광현은 타자로 나서지 않았다. 김광현은 올해부터 배트를 잡았고, 4월 24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내야 안타를 치며 프로 첫 안타를 신고했다.

김광현에 대한 감독과 동료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김광현은 운동 신경이 좋은 선수”라고 소개했다.

동료인 폴 골드슈미트는 “김광현의 2루타로 우리 팀이 주도권을 쥐었다”며 “김광현은 좋은 스윙을 한다. 강한 타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2회말 2타점 2루타를 친 김광현은 더그아웃에서 애덤 웨인라이트와 고개를 숙이는 ‘인사 세리머니’를 선보이기도 했다. 천영철 기자 cy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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