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구·군, 한 해 6000억 원 쓰지 않고 묵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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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16개 구·군마다 최대 10% 이상 쓰지도 못할 예산을 묵혀두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예산 설계를 잘못해 발생한 돈때문에 정작 필요한 사업에는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진보당 ‘순세계잉여금’ 보고서
전체 67% 처음부터 잘못 설계
꼭 필요한 예산 사용 가로막아

진보당 부산시당은 1일 부산 기초지자체의 2019년 결산서 ‘순세계잉여금’ 발생내역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순세계잉여금’은 사업에 집행하지 못하거나 예상보다 세금이 많이 걷혀서 남는 예산을 말한다. 지자체는 통상 다음 해 예비비로 편성한다.

2019년 기준 부산 16개 구·군의 순세계잉여금은 6727억 원에 달한다. 규정에 따라 편성된 본예산 예비비(전체 예산 1%)를 제외한 예비비가 44%(2939억 원), 지출잔액 23%(1531억 원), 초과세입 16%(1096억 원) 순이다. 예상 밖의 세수 증가로 발생한 초과세입을 제외한 67%가 예산을 처음부터 잘못 설계해 발생한 금액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묵은 돈’이 그 해에 꼭 필요한 다른 예산 사용의 기회를 막은 것으로도 해석된다.

부산 시내 일부 구·군은 순세계잉여금 비중이 무려 전체 예산의 10%에 육박하기도 했다. 영도구는 지난해 예산 3897억 원 중 403억 원이, 금정구는 6830억 원 중 676억 원이 순세계잉여금인 것으로 집계됐다.

재정 전문가들은 균형 있는 재정을 위해 순세계잉여금은 전체 예산의 2~3%선이 되어야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나라살림연구소’ 이상민 연구원은 “지자체는 어쩔 수 없다는 변명을 하지만 세입과 세출 예측을 의도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김성현·탁경륜 기자 kk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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