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도권발 4차 유행 조짐, 피서지 부산 덮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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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그동안 정체 상태였던 신규 확진자 수가 지난주부터 700~800명대로 급증했다. 확진자의 85% 이상이 서울·경기·인천에서 나오면서 수도권발 4차 유행이 우려되는 시점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해외 유입 확진자마저 급증했다. 강력한 델타 바이러스의 확산 우려가 높다는 의미다. 이런 사정을 외면하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3일 서울 도심에서 8000여 명(민노총 자체 추산)이 참여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니 한숨이 나온다. 이번 집회는 지난해 보수단체가 광복절 집회 강행 후 코로나 대유행을 야기한 사태와 다를 바 없다. 지금 수도권에서의 대규모 집회는 어떤 이유를 들어서도 국민의 공감과 지지를 얻지 못한다.

서면 일대 일상으로 돌아온 분위기
델타 변이 급격한 확산 우려에 비상

당면한 문제는 휴가철을 맞아 수도권 주민들이 피서지로 몰려들면서 부산의 코로나 확산세가 악화될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조치가 잠정 연기되면서 부산으로 놀러 가자는 분위기가 퍼졌다고 한다. 서면 감성주점발 확진으로 코로나 대유행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많은 술집에 손님이 붐비면서 서면 일대는 코로나 이전 일상으로 돌아온 것 같다고 한다.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방역 수칙에 대한 긴장감도 덩달아 풀어진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지금까지 겪어 온 몇 번의 코로나 위기를 복기하거나 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긴장의 끈을 풀 때가 아니라는 사실은 확실하다.

백신 접종에 힘입어 최근 빗장을 풀었다가 델타 변이 확산이라는 역풍에 휘청이고 있는 관광 대국들이 반면교사다.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터키는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외국인 여행객 입국 관련 규제를 완화했다가 델타 변이가 무섭게 퍼지고 있다고 한다. 지난주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선 델타 변이가 신규 확진자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스페인과 그리스에서도 지난달 델타 변이 발병률이 20%를 넘어서면서 지배종이 됐다. 이들 국가는 황급하게 다시 국경을 닫고 있다.

정부와 부산시는 코로나 방역을 더 철저하게 해야 한다. 확산세가 계속되면 거리 두기 단계를 높이는 데 망설임이 있어서도 안 된다. 수도권은 확산 추세로 볼 때 3단계로의 격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의 기준인 사흘 연속 500명 이상을 충족했기 때문이다. 부산시도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올해 미국 독립기념일 연휴를 맞아 해운대는 우려와 달리 평화로운 모습이었다고 한다. 부산시가 강력 단속과 함께 주한미군의 협조를 통해 부산 방문을 까다롭게 한 덕분이었다. 일차적으로 유흥업소나 주점이 밀집한 곳에서의 감염을 막아 내야 한다. 델타 변이의 급격한 확산 우려가 사라지기 전까지는 여행도 가능하면 자제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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