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 수중 가스관에서 가스가 유출되면서 수면에 불 소용돌이가 이는 초현실적인 현상이 빚어졌다.

3일(현지시간) 멕시코 국영 석유회사 페멕스(PEMEX)와 외신에 따르면, 전날 오전 5시 15분 멕시코만을 지나는 수중 가스관에서 유출사고가 발생했다. 유출지점은 멕시코만 만곡부 남쪽에 있는 캄페체만에 설치된 유정 ‘쿠 말룹 자프’에서 불과 150ｍ 떨어진 곳이다. 이 유정은 하루 평균 7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이날 화재는 다섯 시간 후인 오전 10시 45분 진화됐으며,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바다 한가운데 용암이 끓는 듯한 모습의 이번 화재는 SNS를 중심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SNS에서는 ‘지옥의 문’ ‘불의 눈’이라고 불렸으며, 일부는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사우론의 눈’을 닮았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환경오염을 우려했다. 화재까지 발생한 상황에서 가스 등의 유출은 없었다는 당국의 발표는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이라는 것이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성명을 통해 “멕시코의 화석연료 모델이 환경과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가한다는 점을 이번 사고가 증명했다”고 주장했다.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유명한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트위터에 화재 영상을 공유하면서 “권력자들이 기후지도자를 자처하면서 새로운 유정을 개발하고 송유관과 석탄발전소를 건설한다”고 비판했다. 윤여진 기자·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