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두기 완화·피서철 ‘원정 유흥’… 부산 방역 ‘초비상’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피서철과 맞물려 부산의 코로나19 방역에 초비상이 걸렸다. 이달부터 거리 두기 개편안이 적용돼 전국적으로 방역 의식이 느슨해진 상태에서, 감염 상황이 심각한 수도권 등의 관광객이 몰려오기 때문이다. 당장 서울 확진자가 다녀간 감성주점발 확산세도 심각하다.

3일 폭우에도 서면 주점 ‘북새통’
수도권 거리 두기 완화 불발되자
서울·경기권 관광객 몰려들어
시민들도 마스크 내리고 대화
방역 수칙 긴장감 덩달아 풀어져
주말 불구 부산 확진자 26명 나와

3일 오후 11시께 서면 젊음의거리. 이날 부산에 호의주의보가 발령돼 늦은 밤까지 비가 거세게 내렸지만, 거리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술집은 대부분 만석이었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무색했다. 서면2번가 ‘헌팅 술집’으로 알려진 한 주점 앞에는 20대로 보이는 8명이 폭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무리 지어 입장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서면 삼보게임랜드 인근에서 만난 한 주점 직원은 “오후 7시부터 20개 넘는 테이블이 만석이고, 대기 손님이 끊이질 않아 4시간 동안 빈 테이블이 없었다”며 “7월에 접어든 뒤 서울·경기권 등 타지 손님이 전체의 3분의 1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서면 감성주점에 서울 확진자들이 다녀가면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하지만 젊은이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였다. 감성주점발 감염이 시작되면서 일부 감성주점은 휴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대부분의 술집에는 손님이 붐비면서 서면 일대는 이미 코로나19 이전 일상으로 돌아간 듯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원정 유흥’의 영향도 크다. 주말을 맞아 친구들과 부산을 찾았다는 백 모(23·서울시 영등포구) 씨는 “대학 종강에 피서철까지 겹친 황금 주말인데, 서울은 사회적 거리 두기 개편안이 연기돼 술과 밤을 더욱 즐길 수 있는 부산을 찾았다”며 “각종 커뮤니티나 친구들 사이에서 부산으로 놀러 가자는 분위기도 퍼진다”고 전했다.

원래 수도권은 지난 1일부터 최대 6명까지 사적 모임을 허용하는 등의 사회적 거리 두기 개편안을 적용할 예정이었다. 감염 확산으로 오는 7일까지 현행 거리 두기를 유지하기로 하자, 대신 부산으로 원정을 오는 것이다. 부산은 지난달부터 영업시간 제한이 풀린 데다 최대 8인까지 모일 수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되면서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 등 방역 의식도 덩달아 풀어진 모습이었다.

부산시는 4일 오후 기준 신규 확진자 26명이 추가, 누적 환자는 6355명이라고 밝혔다. 검사 수가 줄어드는 주말인 것을 감안하면 대유행 시기 정도의 많은 확진자가 나온 것이다. 이 중 4명은 감성주점에서 나왔다. 서울 확진자 2명이 방문한 한 감성주점에서 같은 시각 방문자 2명이, 다른 서울 확진자가 다녀간 또 다른 감성주점 방문자 1명이 확진됐다. 기존 확진자가 발생했던 감성주점에서도 방문자 1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지난 1일시작된 감성주점 집단감염 누적 확진자는 25명(방문자 17명, 종사자 2명, 접촉자 6명)으로, 대부분 수도권 확진자를 통해 확진된 경우다. 확진자가 나온 해운대 모 유흥업소에서 직원과 접촉자 등 6명이 추가 감염됐다. 부산의 한 보건소 관계자는 “이달 들어 주점발 확산세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연락해도 제대로 답해 주지 않고, 동선도 파악이 안 돼 불안불안하다”고 귀띔했다. 경남에선 19명(창원 8명, 양산·진주 각각 3명, 통영 2명, 함안·고성·산청 각각 1명), 울산에선 3명이 확진됐다. 곽진석·김백상·백남경 기자

kwak@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