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물 물가 30년 만에 최고 상승률… 깊어진 가계 주름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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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황이 부진하고 재배면적이 줄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유행하는 등 다양한 이유로 올해 상반기 농축수산물 물가가 3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6월 농축수산물 물가지수 평균치는 전년도 전체 평균보다 12.6% 오르면서 2011년(12.5%) 이후 10년 만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상반기 기준으로 1991년(14.8%)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반기 전년보다 12.6% 상승
‘파테크’ 논란 파, 156.6% 급등
사과 54·배 47·달걀 39% 올라
가정 소비 증가 고기류도 껑충
휘발윳값 L당 1600원대 폭등


품목별로 보면 파가 올해 상반기 156.6% 급등해 1994년 이후 27년 만의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파는 올겨울 한때 들이닥쳤던 한파와 재배면적 감소 때문에 가격이 급등하면서 집에서 대파를 직접 키우는 것을 말하는 ‘파테크(대파+재테크)’라는 신조어가 나오기도 했다. 사과(54.3%)도 1999년 이후 22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배(47.0%), 복숭아(43.8%), 감(22.0%) 등 기타 과실류와 마늘(45.7%) 고춧가루(34.9%) 등도 가격이 크게 올랐다. 고병원성 AI 발생으로 산란계가 많이 살처분되면서 달걀의 경우 가격이 38.9% 올라 2017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농식품부는 당초 6월부터는 달걀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고 했지만 7월 5일 현재 특란 30개 가격은 전국 평균 7550원으로 1년 전(5162원)에 비해 46.3%가 올라 가격이 별로 떨어지지 않았다. 이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매일 발표하는 가격 기준이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에만 2억 개가 넘는 달걀을 수입했지만 달걀 가격 상승을 약간 억제하는 수준이었을 뿐 큰 효과는 없었다. 우리나라 하루 달걀 소비량이 4000만 개에 이르기 때문에 2억 개는 닷새 치 소비량밖에 안된다. 고기류도 지난해보다 꽤 오른 상태다. 삼겹살 100g 평균 소비자가격은 2518원으로 지난해 동기(2304원)보다 9.3%가, 한우 등심 1+등급 100g은 1만 2797원으로 7.2%가 상승했다. 고깃값 상승은 코로나19로 가정 수요가 많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 같은 농축수산물 물가는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를 크게 상승시켰다. 올해 상반기 물가는 1.8%가 올랐지만 장바구니 물가상승률은 이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정부는 하반기부터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봄 작물 출하로 6월 농산물 가격이 4개월 연속으로 전월 대비 하락하면서 상승세가 둔화했다”며 “3분기 달걀 공급량 회복과 4분기 곡물·과실류 수확기가 오면 점차 하향 안정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식자재 가격과 함께 소비자들이 부담을 크게 느끼는 부분은 기름값이다. 부산지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가격은 4일 기준 L당 1599원으로, 1600원에 거의 육박했다. 이는 1년 전 가격(1346원)에 비해 18.8%가 오른 것이다. 이 기간 최저가격인 지난해 11월 11일(1298원)을 기준으로 한다면, 23.2%가 상승했다. 경유와 자동차용 LPG가격도 거의 비슷한 흐름이다.

국제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 흐름 속에 원유가격 역시 급등하면서 WTI 원유는 2일 기준 배럴당 75.16달러로 계속 상승 중에 있다. 원유가격은 2~3주 후 국내 기름값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앞으로도 주유소 기름값은 조금씩 상승할 전망이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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