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결렬… 현대중공업 노조, 2년 만에 전면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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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조경근 지부장이 6일부터 사측의 전향적인 임단협안을 요구하며 턴오버 크레인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 노조 제공

현대중공업노조(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가 2019년과 2020년 2년 치 임금·단체협약 교섭이 여의치 않자 6일 전면 파업과 함께 크레인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노조가 교섭 과정에서 부분파업을 벌인 적은 있으나 전면파업에 나선 것은 2019년 회사 물적분할 반대 파업 이후 2년 만이다.

지부장, 40m 높이 크레인 농성
노조 “요구 관철까지 끝장 투쟁”
회사 “불법 행위에 엄중 대처”

노조는 6일 오전 8시부터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8시간 종일 파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9시에는 조경근 지부장이 울산 본사 판넬공장 앞 40m 높이 턴오버 크레인에 올라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턴오버 크레인은 4개 기둥으로 이뤄진 정사각형 형태 구조물로 선박 블록을 뒤집는 작업에 사용하는 대형 설비다. 조합원 수백 명은 크레인 아래에서 파업 집회를 벌이고 있다. 노조는 “오는 9일까지 전면 파업을 이어간다”며 “이번 파업에 조합원 800여 명이 참여했다”고 전했다.

현대중공업은 노사 갈등 여파로 2019년과 2020년 임단협을 타결하지 못해 올해로 3년째 ‘교섭과 파업’의 악순환에 시달리고 있다. 노조는 올해 2월 초와 3월 말 2차례 잠정합의안을 마련하고도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연이어 부결되자 사측을 더 강하게 압박하기 위해 전면파업을 결정했다. 노조는 특히 2020년 기본급 동결 등을 부결 원인으로 지목, 사측에 전향적인 임금인상안 제시를 요구 중이다. 노조는 “조합원 생존권을 지키고자 크레인 점거 농성을 단행했다”며 “사측이 조합원 요구를 받아들일 때까지 끝장 투쟁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면파업으로 노조가 4일간 일손을 놓으면 선박 건조 일정 등에 차질이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전면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면서 “노조의 일방적인 요구사항 관철을 위해 크레인 점거, 방역수칙 위반 등 시대착오적인 불법 행위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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