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수리조선 장인 ‘식지 않는 열정’ 선박 배기가스 저감장치로 특허 획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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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 년을 선박수리에 매진한 김하현 대표가 최근 취득한 특허증을 들어보이고 있다.

60년째 선박 수리에 매진하고 있는 업체 대표가 특허를 냈다. ‘케이제이’의 김하현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김 대표는 최근 선박엔진으로부터 배출되는 배기가스를 줄일 수 있는 저감장치를 개발, 이에 관한 특허를 취득했다. 김 대표의 발명품은 중소형 선박들의 배기가스의 배출구에 설치하면 배출되는 매연과 미세먼지 제거가 가능하다.

‘케이제이’ 김하현 대표 아이디어
배출구 설치로 간단, 비용도 저렴
매연·미세먼지 제거 상당한 효과
중학교 졸업 후 기름밥 먹기 시작
주경야독으로 석사학위까지 받아

김 대표는 “별도의 동력이나 엔진에 손을 대는 것이 아닌 배출구에 간단히 조립을 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저감효과가 있다”며 “중소형 선박의 배기가스 배출구에 간단히 조립만 하면 되기에 설치시간도 짧고 무엇보다 저비용으로 설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주변에서는 김 대표를 두고 60년이나 일을 해왔지만 아직 열정이 식지 않았다고 평가한다. 김 대표가 수리조선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1962년이다. 1947년생인 그는 중학교에서 졸업하자마자 영도의 한 철강소에서 선박 관련 부품을 만들며 소위 ‘기름밥’을 먹기 시작했다. 선박 수리일은 힘들었지만 그 와중에도 방송통신고와 방송통신대를 거쳤고 1994년에는 경성대 무역대학원에서 ‘부산지역 중소 조선 수리업의 실태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까지 받았다. 비록 선박수리업에 피로를 느낀 1995년부터 2000년 초까지 5년가량 독서실을 운영한 ‘외도 경력’이 있지만, 선박수리업은 김 사장의 삶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도 김 대표는 오전 8시면 사무실에서 작업을 시작하고 쉬는 주말보다 일하는 주말이 훨씬 많다.

그의 열정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또 다른 일화도 있다. 김 대표는 정부에서 수리조선 실무를 정리하기 위한 작업에도 참가했다. 이 바닥에서 잔뼈가 굵었고 업계에서도 인정을 받기에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김 대표는 “수리조선은 현장에서 다양한 배를 보면서 알게되는 것들이 많다”며 “워낙 다양한 배를 보다 보니 10년은 넘게 일해야 어느 정도 감이 오더라”고 말했다.

이번 특허도 현장에서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에 대한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데 당장 중소선박은 대응할 방법이 많지 않아 이를 해결할 방법을 찾다가 나온 아이디어란다. 김 대표는 중소선박연구원 등과 함께 기술 상용화를 위한 연구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환경 규제 등에 취약하고 비용을 많이 투자할 수 없는 중소선박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기술을 더 발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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