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수장 “미얀마 상황, 인권 대재앙으로 발전”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미첼 바첼레트(사진)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미얀마의 폭력중단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군부 압박에 국제사회가 단합해야 한다며 공조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영국 정부는 인권 범죄에 관한 증거를 수집하고 조사하기 위한 TF(태스크포스) 조직에 나서는 등 미얀마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
국제사회 공동 대응 촉구
중국은 ‘내부 문제’ 입장 고수

7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전날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인권이사회에서 “미얀마의 내전 위험이 점점 커지고 있고, 동남아 지역 불안정을 가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얀마 상황은 정치적 위기에서 다차원적 인권 대재앙으로 발전했다”며 “2월 1일 쿠데타 이후 900명 가까이 숨졌고, 최소 5200명이 체포됐다. 약 20만 명이 군경의 공격 때문에 집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미얀마의 민주주의 복원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치명적인 무기가 미얀마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더 많은 조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5일에는 영국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인 ‘미얀마 위트니스’가 출범했다. 미얀마 위트니스는 지난 2월 1일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뒤 지금까지 자행한 시민 학살 등 인권 범죄에 관한 증거를 모으고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향후 유엔 산하의 조사 기구와 협력해 관련 정보를 공유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서방 국가들이 미얀마에서 벌어진 인권 유린과 관련해 군정을 비난하고 압력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얀마 위트니스 측은 “앞으로 인권 침해 사례를 수집해 조사 및 검증 작업을 벌이겠다”면서 “이를 위해 시민들의 제보를 독려하고 소셜미디어에 실린 인권 범죄 현장 사진과 동영상도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은 미얀마 사태를 여전히 ‘내부 문제’로 보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3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9차 세계평화 포럼에서 개회사를 하면서 “미얀마의 민주적 정권교체 과정의 우여곡절은 본질적으로 미얀마 내부 문제다. 헌법과 법률의 틀 안에서 대화와 협의로 해결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윤여진 기자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