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올여름 바닷가 물놀이는 안전수칙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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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희 해양경찰청장

뜨거운 햇살을 마주하며 각자의 행복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바다로 떠나고 싶어지는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기나긴 코로나19의 여파로 우리는 예전 일상과 달리 불편한 삶을 지속하고 있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탁 트인 바다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행복한 여름을 즐기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아질 것이다. 올해 전 국민 백신 접종이 속도를 높이고 7월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계획이 발표되면서 지난해와 여름을 맞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본격적인 무더위와 휴가철이 시작되면 국민들이 코로나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해수욕장, 해안가 등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본격적인 물놀이를 나서기 전에 꼭 명심해야 할 것이 안전수칙 준수다. 최근 5년간 전국 물놀이 사망사고는 총 158명이다. 수영 미숙 45명(28%), 안전 부주의 43명(27%), 음주 수영 27명(17%), 파도 및 급류 휩쓸림 18명(11%) 순으로 피해가 발생했다. 가족 또는 지인들과 행복한 시간이 되어야 할 물놀이 때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안타까운 인명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작년에 발생한 몇 가지 바닷가 물놀이 사고 사례를 살펴보자. 지난해 여름 국내 한 해수욕장에서 아이 둘이 갑작스러운 너울성 파도에 휩쓸리자 이들을 구하기 위해 어머니가 구명장비 없이 바다로 뛰어들었다가 함께 숨졌다. 또, 해수욕장에서 튜브를 타고 놀던 아이가 먼바다로 떠내려가는 모습을 본 아버지가 홀로 구조에 나섰다가 익사하는 사례도 있었다.

반면, 위기에 처한 사고자들이 몇 가지 안전수칙을 잘 지켜 귀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던 경우도 있었다. 지난해 6월 국내 한 해수욕장 갯벌에서 부모와 어린이 등 8명의 일행이 조개를 캐다 바닷물이 들어오는 것을 확인하지 못하고 바다 한가운데 고립된 사고가 있었다. 사고가 발생하자 고립객들은 신속하게 구조를 요청했고 해양경찰에서는 헬기와 인근 경비함정을 급파했다. 인근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도 구조에 동참했다. 사고자들은 당시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구조될 때까지 주변 부유물을 잡고 있거나, ‘생존수영’(일명 ‘누워뜨기’)을 하면서 서로의 몸을 붙잡고 구조될 것이라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우리가 물놀이를 할 때 지켜야 할 안전수칙은 그리 어렵지 않다. 첫째, 물놀이 갈 때는 습관처럼 안전띠를 착용하듯이 구명조끼를 정확히 착용한다. 둘째, 물에 들어가기 전에는 음주나 음식물 섭취를 자제한다. 셋째, 입수 전 충분히 준비운동을 한다. 마지막으로 혹시 물에 빠진 사람을 발견하면 본인의 수영 실력을 과신하지 말고 가까운 구조기관에 신고하거나 주변에 큰 소리로 사고 사실을 알려야 한다.

해양경찰은 전국 지자체와 함께 주요 해수욕장 277개소에 안전관리요원과 구조장비 등을 투입해 해양순찰대를 운영하고, 10월까지 전국 바닷가에 산재한 안전사고 위험구역 84곳에 연안안전지킴이 168명을 배치해 바다를 찾는 관광객들의 안전한 여행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자체에서는 안심하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체온을 표시해 주는 손목밴드, 전화를 이용한 안심콜, 사전예약제 도입 등 코로나 방역에도 힘쓰면서 해양경찰과의 협력을 통해 피서객의 안전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해수욕장으로 지정되지 않은 해변에서의 물놀이는 구조인력과 안전시설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으로 물놀이객 스스로 안전에 대한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어린이는 잠시의 방심으로도 물놀이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부모님이나 보호자가 어린이들에게 미리 주의사항을 알려주고, 항상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보아야 한다.

올여름에는 우리 모두 시원한 바다로 떠나기 전에 물놀이 안전수칙을 익히고 준수하여 나 자신과 소중한 사람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물놀이 안전 전문가가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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