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3주년 기초단체장, ‘선 넘은’ 치적 홍보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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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7기 취임 3주년을 맞은 부산의 일부 지자체장이 과도한 치적 홍보로 주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처럼 일부 구청장이 선을 넘는 행사를 추진하고 치적을 홍보하는 것에 대해 1년 앞으로 다가온 내년 지방선거를 대비하는 포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정구청은 주민에게 발송되는 구보에 구청장 얼굴을 과도하게 실어 빈축을 사고 있다. 7월 16면으로 발행된 금정 소식지에는 절반에 해당하는 8개 면에 구청장 얼굴이 게재됐다. 7월 호에 실린 정미영 금정구청장의 사진은 총 18장이다. 주로 구청 사업이나 치적을 홍보하는 내용이다. 금정구청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공직선거법상 분기마다 유튜브나 전단 등 매체에 구청장이 한 번 출연할 수 있는데 이번 분기는 구 소식지에 들어갔다”고 해명했다.

금정구, 구보에 청장 얼굴 18장직원까지 “개인 앨범이냐” 뒷말
북·남구, 대규모 주민 초청 행사
직원 조례로 대체 타 구·군과 대조
일각선 “내년 선거 대비 포석이냐”


하지만 지나친 구청장 사진 노출에 구청 직원과 주민 사이서는 뒷말이 끊이질 않고 있다. 금정구청 노조게시판 등지에는 “주민 소식을 실어야 하는 구보가 구청장 개인 앨범이 됐다”, “아무리 구청을 홍보하는 구보라지만 기본적인 편집회의나 사전심의도 하지 않는지 눈을 의심할 정도였다”는 불만이 올라왔다.

북구청과 남구청은 민선 7기 취임 3주년을 기념해 오프라인으로 주민을 대거 초청하는 행사를 했거나 할 계획이다. 대부분의 구·군이 방역과 예산 절감을 이유로 취임 3주년 기념행사를 직원 조례로 대체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남구청도 지난달 27일 민선 7기 출범 3주년을 기념한며 ‘주민과 함께하는 소통의 장’ 행사를 평화공원에서 열었다. 현장에서는 백신 인증 팔찌를 나눠주고, 박재범 남구청장이 주민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가장 만족하는 구청 사업과 바라는 점 등을 선정하는 현장 투표도 진행했다. 3시간가량 진행한 행사에 주민 1500여 명이 참석했다.

주민을 단체로 불러 모으는 오프라인 취임 3주년 행사는 북구청도 마찬가지다. 북구청은 오는 9일 북구 문화예술회관 공연장에서 북구 미래비전 선포식을 연다. 북구 주민 230여 명을 초청해 비전 선포식, 주민과의 대화, 공연 등으로 1시간 30분간 진행할 계획이다. 여기서 정명희 북구청장이 북구청 신청사 이전 문제, 구 명칭 변경 문제 등 북구의 주요 현안을 거론할 전망이다.

북구청은 애초 예산 1300만 원을 들여 오프라인 50명, 온라인 30명의 주민을 초청하려 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되자 온라인 참석을 없애고, 오프라인 참석자를 180명 더 늘렸다. 북구청 행정지원팀은 “오프라인 참석자는 늘렸지만, 유튜브 송출을 위해 LED 스크린 설치 등이 취소되며 예산이 300만 원으로 크게 줄었다“면서 “이번 행사는 앞으로 북구의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비전 선포식이 하이라이트”라고 전했다.

북구의회 김효정 의원은 이에 대해 “북구청의 취임 3주년 행사 예산은 긴급할 때 사용하라고 편성해 놓은 기획실 예산인데 그걸 구청장 홍보 행사에 배정했다”면서 “구청은 주민과 소통한다고 하지만, 소통은 평소에 하는 것이고 굳이 쓰지 않아도 될 예산을 낭비하는 결과가 됐다”고 비판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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