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장관 황당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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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기증관 부지를)공모하게 되면 지역 유치 열망이 커지고 경쟁이 더 치열해질 거라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공모를 안 하기로 했습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이건희 기증관’ 관련 브리핑에서 한 발언이다. 문체부 수장이자 이번 ‘이건희 기증관’ 부지 논의의 핵심 인사 중 한 명인 황 장관은 이날 수도권 중심주의에 갇힌 발언을 잇달아 해서 비판을 받고 있다.

“경쟁 치열해질까 공모 안 해”
“탈락하면 지역 허탈감 더 클 것”

황 장관은 이날 이건희 기증관 부지 선정 과정에서 지자체가 건의한 ‘공모제’를 진행하지 않은 이유로 “(지방의)행정력이라든가 여러 가지 비용이 들 거라 봤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올 5월 박형준 부산시장은 문체부에 공정한 검토를 요구하며 기증관 건립을 공모 방식으로 추진해 달라고 건의한 바 있다. 이후 전국 지자체 40여 곳은 이건희 기증관 유치에 뛰어들어 총력을 다해 왔다.

황 장관은 “지방 문화향유엔 공감하지만, 전국 지자체 40여 곳이 요청하는 상황에서 어느 쪽으로 가도 비판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황 장관은 또 “(공모를 해서)어느 지방이라도 선정되면 좋은데 안 됐을 경우 (지역의)허탈감은 더 클 것 같았다”면서 “지방 발전이 당연히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게 국익이고 국가 전체의 이익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황 장관은 “미술관만 갖고 지방균형발전을 이야기할 건 아닌 것 같다” 등 지역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발언을 연달아 내놓기도 했다.

황 장관은 지자체들이 지역 발전 기대 사례로 든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미술관에 대해서도 ‘성격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황 장관은 “빌바오미술관 같은 경우는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처럼 특별한 작품이 소장돼 있지 않다”며 “미술관 외관 등이 빌바오의 철강산업을 대변하는 데에서 의미가 깊어 도시재생의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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