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파괴의 뼈아픈 대가… ‘지구의 허파’ 아마존 병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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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파괴와 산림 황폐화로 인해 아마존 열대우림 일부 지역이 탄소 배출원으로 전락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20년 8월 16일 브라질 파라주 노보 프로그레소 남쪽에 있는 아마존 열대우림에 대형 화재가 발생한 모습. AFP연합뉴스

‘지구의 허파’로 꼽히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숲 파괴와 산림 황폐화로 인해 동식물 1만 여 종이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역은 탄소 흡수원에서 탄소 배출원으로 전락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아마존 과학 위원회 첫 보고서
동·식물 수천 종 ‘멸종 고위험’
불법 벌목 등에 숲 18% 없어져
동남부는 탄소 배출원으로 전락
기후변화+숲 파괴로 재앙 위기
10년 내 ‘산림 황폐화’ 중단해야

1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마존 열대우림을 연구해온 과학자들의 모임 ‘아마존 과학 위원회(SPA)’는 아마존 우림의 계속된 파괴로 토착 식물 8000여 종과 동물 2300여 종이 멸종 고위험에 처해 있다는 첫 보고서를 발표했다.

유엔 지속가능발전 해법 네트워크(SDSN)의 후원을 받아 결성된 SPA는 아마존 과학자 200명이 참여한 가운데 이 보고서를 작성했으며, 아마존 열대우림의 현 상황을 가장 상세히 평가한 것으로 제시됐다.

보고서에는 아마존 유역의 숲 18%가 개간과 불법 벌목 등으로 이미 파괴됐으며, 17%는 황폐해져 숲 기능이 떨어졌다는 내용도 담겼다. 보고서는 앞으로 10년 안에 숲 파괴와 산림 황폐화를 완전히 중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정책 제언을 하면서 이미 파괴된 숲을 복원하는 것도 병행할 것을 강조했다. 브라질대 메르세지스 부스타만치 교수는 SPA 성명을 통해 “과학은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감소 등을 포함한 복합적 위기로 인류가 되돌릴 수 없는 재앙적 위기에 당면해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며 “아마존의 운명은 지구 위기 해결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숲 파괴 등으로 인해 아마존 유역의 일부 지역에서 배출하는 탄소가 흡수량보다 많아졌다는 별도의 연구 결과도 나왔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 루시아나 가치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 2010~2018년 지구 대류권의 대기 시료를 채집해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해 얻은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아마존 네 곳에서 지면부터 4.5km 상공까지 약 600개의 시료를 분석한 결과 서부보다는 동부에서 탄소 배출량이 많은 것을 확인했다. 특히 아마존 동남부에서는 탄소 배출량이 흡수량보다 많아지며 탄소 흡수원에서 배출원으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건기가 길어지고 숲이 파괴되면서 잦아진 화재와 지역 생태계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인간 활동으로 빚어진 기후변화와 숲 파괴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아마존의 탄소 균형과 생태계에 지속적이고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브라질은 농경지와 목초지를 확보하기 위한 무단 벌채와 고의 방화가 계속되는 아마존 열대우림에 군병력 3000명을 재투입하기로 했다. 이번에 투입되는 군 병력은 8월 말까지 활동하고 필요하면 연장될 방침이다.

INPE에 따르면, 전체 아마존 열대우림 가운데 브라질에 속한 ‘아마조니아 레가우’에서 올해 상반기에 파괴된 면적은 3300여㎢에 달했다. 지난달에만 2308건에 이르는 화재가 관측되기도 했는데, 이는 6월 기준으로 2007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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