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에도 ‘억’ 소리 나는 고가 수입차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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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위축된 가운데 지난해 이후 1억 원 이상의 고가 수입차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과 주식 투자 등으로 인한 자산증가에 코로나19로 억눌린 소비가 분출된 ‘보복소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억 원 이상 수입차 판매량·비중
위축된 경기에도 뚜렷한 증가세
슈퍼카 브랜드도 날개 돋힌 듯
부동산·주식 급등 따른 부의 효과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 폭발
법인 슈퍼카 편법 사용은 막아야

■1억 원대 수입차 2년새 급증

20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억 원 이상 수입차 판매대수는 4만 3158대로 전체 판매대수(27만 4859대)의 15.7%에 달했다. 이는 전년도 2만 8998대(11.9%)에 비해 1만 4000여 대 늘어난 것이고, 비율에서도 4%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는 3만 3741대로, 지난해 전체 판매량의 80%에 육박할 정도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포르쉐의 경우 1억 원 이상 판매대수가 지난해 6784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4130대보다 64.3% 증가한 수치다. 올 상반기에도 5111대가 판매돼 연말까지 1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도 1억 원대 이상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벤츠는 2019년 1만 3330대에서 지난해 1만 7021대로 4000대 가량 늘었다. 올 상반기에는 벌써 전년도 연간 판매수치에 육박하는 1만 4513대를 기록하고 있다. BMW도 지난해 1만 2917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도 판매량(6728대)의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올해도 6월까지 9802대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람보르기니와 벤틀리 등 이른바 슈퍼카 브랜드의 경우 판매대수는 적지만 비율 면에선 양산 브랜드를 능가하고 있다. 람보르기니는 2019년 173대에서 지난해 303대로 배 가까이 급증했고, 올해도 상반기에만 180대 판매를 올렸다. 벤틀리도 지난해 296대를 판매, 전년도 129대에 비해 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171대가 팔린 롤스로이스는 올 상반기에만 124대를 기록했다.

수입차 업계에선 국내 소비자들이 고가의 차량을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부동산·주식으로 인한 자산 증가와 보복소비로 풀이하고 있다. 한 수입차 업체 임원은 “그동안 국내 수입차 판매추이를 보면 부동산과 주식시장 호황기에 판매가 급증해왔고,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 등을 가지 못한데 따른 억눌린 수요에 따른 보복소비도 최근 고가차 인기에 한몫한 것같다”고 분석했다.



■슈퍼카 회사차 용도 구매는 막아야

1억 원 이상 고가차의 구매 유형에서 특이한 점은 개인구매보다는 법인구매가 많다는 점이다. 특히 스포츠카나 슈퍼카로 불리는 람보르기니, 포르쉐, 벤틀리 등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포르쉐의 법인구매 비중을 보면 60%가 넘는다. 2019년 62%, 지난해 64.7%, 올 상반기 61.9%다. 람보르기니와 벤틀리는 이보다 높다. 람보르기는 지난해 90.8%, 올 상반기 86.1%이고, 벤틀리는 각각 73.0%, 81.7%다.

법인·사업자 명의로 등록하는 차는 세금 감면 등 여러 혜택이 적용된다. 차량을 업무용으로 쓰고, 해당 비용을 경비로 인정받으면 세금 감면 혜택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업무용이라며 법인 명의로 고성능 스포츠카나 슈퍼카를 구입한 뒤 개인 용도로 사용하는 사례가 적지않다. 이에 법인·사업자의 고성능 스포츠카나 슈퍼카 구매에 대해선 제도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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