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가짜를 대하는 저널리스트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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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지하철에서 짧은 반바지를 입은 여성이 쓰러졌는데 주변 남성들이 ‘성추행범’으로 몰릴까 봐 걱정돼 모두 외면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그러고 나서 이틀 뒤 해당 기사는 ‘가짜’라는 보도가 쏟아졌다.

어떻게 된 연유인지 살펴보니, 지난 4일 인터넷에 게시된 글만을 근거로 여러 매체가 사실관계 확인 없이 다소 자극적인 제목을 달아 보도를 하는 바람에 이 내용이 인터넷상에서 젠더 갈등으로 비화되었고, 이후 119 최초 신고자로 밝힌 자가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글을 올려 당초 기사가 ‘가짜’임을 밝힌 것이다. 이틀 사이에 보도 내용이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지는 것을 보고 씁쓸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사실관계 확인은 기사 작성의 기본이 아닌가. 그렇지 않아도 성별·세대별 대립과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이때, 최소한의 기본을 갖추지 못한 기사 때문에 불필요한 논쟁이 벌어지고,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이 제각기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 대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어느 선거나 다 중요하겠지만, 내년 선거는 코로나19로 국민들의 생활이 여러 면에서 힘들어진 이때, 대한민국의 향방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선거이다. 그런데 가짜뉴스로 그 결과가 달라져서는 안 된다.

저널리스트들은 전문인으로서 사회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여 전달함으로써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제대로 행사하는 데 걸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강선미·부산 남구 대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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