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 5000만 명 넘어선 유럽, ‘방역 방패’ 다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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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 변이가 급속도로 번지면서 유럽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세계 6대주 가운데 처음으로 5000만 명을 넘어섰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럽은 확진자가 평균 8일마다 100만 명씩 늘었다. 유럽의 코로나19 확진자가 2500만 명이 될 때까지 350일이 소요됐는데, 이후 불과 194일 만에 2500만 명이 늘면서 5000만 명에 도달했다. 유럽의 코로나19 사망자는 130만 명에 육박했다. 로이터는 “유럽에서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신규 확진자가 기록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6대주 중 처음·사망자 130만 명 육박
델타 변이 확산으로 신규 확진자 급증
프랑스, 보건 인력 ‘백신 접종’ 의무화
네덜란드, 재택 근무 다시 권고하기로
이탈리아, 식당에 미접종자 제한 추진

이에 따라 유럽 국가들은 델타 변이로 인한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다시 강력한 방역 대책을 꺼내들고 있다.

프랑스는 보건의료 인력 백신접종을 의무화하는 동시에 여가·문화시설 이용 시 접종 증명서를 제시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프랑스의 방침은 유럽 국가 중 가장 강력한 수준이다. 프랑스에서는 최근 일일 신규확진자가 4000명씩 발생하고 있으며, 정부 대변인은 이날 자국이 코로나19의 4차 확산에 들어섰다고 공식 발표했다.

네덜란드는 지난달 26일 재택근무 권고를 포함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대부분의 제한 조치를 해제했지만 이후 확진자가 급증하자 지난 9일 술집, 식당, 나이트클럽 등에 일부 제한 조치를 재도입했다. 이어 21일부터 재택근무 권고를 다시 도입하기로 했다.

이날 방역 규제를 전면 해제한 영국은 오는 9월 말부터 나이트클럽 등 사람이 붐비는 장소에 가려면 백신접종을 완료했다는 사실을 증빙하도록 하는 방안을 도입할 계획이다. 영국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올해 1월 정점을 찍은 뒤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수그러들었다가 최근 전파력이 높은 델타 변이 탓에 다시 거세졌다. 영국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최근 반년 만에 5만 명을 다시 넘어서는 등 심각한 상황이다. 미국은 영국에 대한 여행경보 등급을 두 달 만인 이날 가장 높은 수준인 4단계로 격상했으며, 미 국무부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영국을 여행하지 말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이탈리아는 오는 26일부터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제한 조치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은 음식점이나 주점의 실내에서 식음료 취식을 금지하고 전시장이나 극장, 영화관, 체육관 등의 출입도 막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열차나 항공편으로 국내 여행 시 백신 접종 사실을 알리는 ‘그린 패스’를 제시할 의무 부과도 검토 중이다. 한때 유럽 최악의 코로나19 위기를 겪었던 이탈리아에서는 백신 접종시작 이후 사망자와 중증 환자가 극적으로 감소했지만, 유로2020 우승 이후 대규모 축하 행사를 벌이면서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는 추세다.

사정이 이런데도 유럽 곳곳에서는 백신 접종에 반대하는 시위가 잇따랐다.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영국에선 코로나19 관련 규제가 전면 해제된 19일 ‘자유의 날’을 맞아 런던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 반대 시위가 펼쳐졌다. 시위대는 ‘코로나 사기’ ‘코로나19 백신 반대’ ‘코로나19 백신여권 반대’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행진에 나섰으며, 일부 시위대는 경찰과 격렬한 충돌을 빚기도 했다.

앞서 프랑스에서는 지난 17일 수도 파리를 비롯한 곳곳에서 11만 4000여 명에 이르는 시민들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백신 접종 의무화 규탄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병원을 비롯한 요양시설, 장애인 보호시설 등의 종사자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식당과 쇼핑몰 등에서 백신 접종 증명서를 요구하는 정책에 불만을 터뜨렸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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