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농 아들’ 카스티요, 페루 대통령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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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초등교사 출신의 좌파 후보 페드로 카스티요(사진·51)가 지난달 6일 대선 결선 투표가 치러진 지 43일 만에 대통령 당선이 확정됐다. 페루 첫 ‘서민 대통령’이 탄생한 것이다.

25년간 초등교사·서민 출신 첫 ‘당선’
좌파 정권 부활, 중남미에 영향 줄 듯

페루 국가선거심판원(JNE)은 19일(현지시간) 카스티요를 대통령 당선인으로 공식 발표했다. 지난달 6일 대선 결선 투표에서 카스티요는 50.125%를 득표, 49.875%를 얻은 우파 후보 게이코 후지모리를 불과 4만 4000여 표로 제쳤다. 이에 후지모리 후보 측은 대선 사기 의혹을 제기하며 일부 표의 무효화를 주장했으며, 양쪽 지지자들의 잇단 시위로 투표 결과가 계속 미뤄졌다. JNE는 이날 후지모리 측의 이의 제기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고, 후지모리 후보도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비로소 당선인이 확정됐다.

카스티요 당선인은 오는 28일 프란치스코 사가스티 임시 대통령으로부터 자리를 물려받아 5년간 페루를 이끌게 된다.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25년간 시골 초등학교 교사였던 정치 신인 카스티요는 초반엔 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으나 지난 4월 11일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 18.9%로 깜짝 1위를 차지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급진 좌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그는 개헌과 에너지산업 등에 대한 국가 통제 강화, 1년 100만 개 일자리 창출 등을 약속했다. 그는 이날 공식 발표 직후 수도 리마에 모인 지지자 앞에서 승리 연설을 갖고 사회 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모두를 환영한다. 여러분의 경험을 보여달라”고 호소하면서도 대선 라이벌이었던 후지모리를 향해서는 “페루의 전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나 방해물이 없어져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생존 전직 대통령 대부분이 부패 혐의로 수사를 받았을 정도로 정치권 부패가 만연한데다 코로나19로 인해 빈곤·빈부격차가 더욱 심해진 페루에서 좌파 정권이 부활하자 비슷한 상황에서 대선을 앞두고 있는 칠레와 콜롬비아에서도 좌파 정권이 탄생할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2000년대 원자재 붐을 타고 확산했던 중남미의 좌파 물결 ‘핑크 타이드’가 재현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윤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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