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파크 국비 땄는데… 부산시·강서구 지방비 분담 떠넘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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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비를 지원받아 부산 강서구에 건설 예정인 100억 원 규모의 스포츠 테마파크 건설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지자체가 부담해야 할 공사비가 수십억 원에 달하면서 비용 부담을 두고 부산시와 강서구청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급급한 모습이다.

부산시는 “2024년 부산 강서구 오션시티에 들어설 예정인 ‘부산 멀티플렉스 스포츠 테마파크’ 사업에 필요한 지방비 70억 원을 부산시와 강서구청이 5대 5 비율로 분담하는 것을 목표로 강서구청과 협의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오션시티 부산 스포츠 테마파크
설계비 8억 원 국비 확보했지만
지자체 분담 사업비 70억 공방
국회의원·구청장 알력도 걸림돌

부산 강서구 오션시티 내 시유지 1만 523㎡에 건설 예정인 ‘부산 멀티플렉스 스포츠 테마파크(이하 스포츠테마파크)’는 놀이공간, 다목적코트, 가상체험공간 등을 포함한 종합 스포츠 시설이다. 총 100억 원을 투입해 2024년 완공이 목표다.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김도읍 국회의원(북·강서을)이 설계비 8억 원을 2021년도 정부 예산에 반영했다.

김 의원은 해당 사업 국비를 확보한 뒤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막상 부산시와 강서구청은 반년이 지난 현재까지 사업 주체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수십억 원에 달하는 지자체 부담 사업비 때문이다. 해당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의 ‘기초생활체육 저변확산 지원’ 사업 일환인 탓에 국고보조율이 30%로 한정된다. 총 100억 원 사업 중 지자체가 70억 원을 부담해야 한다는 뜻이다.

부산시는 스포츠테마파크가 기초생활체육 시설로 분류되고 구민 편의시설인만큼 다른 시·도처럼 기초지자체가 사업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본다. 부산시 문화체육국 관계자는 “부산시와 강서구청이 5대 5 예산 분담을 목표로 현재 다각도로 협의를 하고 있다”며 “내년도 예산안에 해당 사업 관련 재원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강서구청은 “기초지자체 차원에서 갑작스러운 수십억 원 예산 투입은 어렵다”고 반발했다. 강서구청 문화체육과 측은 “부산시가 시유지에서 진행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부산시가 이를 주도적으로 해야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면서 “스포츠테마파크의 수익성이나 운영 방안 등 검토할 사항이 많은데도 아직 부산시와 실무협의도 이뤄진 것이 없다”고 난색을 표했다.

부산시와 강서구가 공방을 벌이면서 사업이 늦어지거나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를 두고 서로 당이 다른 국회의원과 구청장의 알력 다툼이 원인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 의원과 노기태 강서구청장이 대승적 차원에서 서로 소통하고 미리 조율했다면 지방비 확보를 두고 이 같은 갈등은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노 청장과 김 의원은 강서문화복합시설(가칭 낙동강아트홀) 설계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이상배·안준영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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