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전역서 소규모 감염 속출… 절실한 ‘일상 멈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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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100명에 육박하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오면서 불안감이 크다. 특히 종전과는 달리 뚜렷하게 드러나는 대규모 집단감염원이 없다는 점에서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한다.

20일 부산시에 따르면 이날 신규 확진자는 97명으로 지난해 12월 12일 82명의 확진자가 나온 이후 7개월 만에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종전의 확산세와는 양상이 뚜렷이 구별된다. 지난해 12월 12일의 경우 확진자의 70%에 가까운 57명이 동구 요양병원에서 집단감염됐다. 반면 이날 부산에서는 뚜렷한 집단감염원이 발견되지 않았다.

특정업종 규제만으로 효과 없어
휴가철 ‘수도권 풍선효과’ 우려
해운대해수욕장·송정해수욕장
인원수 관계없이 야간취식 금지

이날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사하구 소재 고등학교에서도 확진자 숫자는 10명으로, 집단감염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렵다. 유흥주점(5명), 남구 미용업소(2명), 부산시립예술단(1명) 등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왔지만 숫자는 과거 집단감염 사태에 비해 확연히 적었다. 부산시 방역당국은 이날 목욕탕, 식당, PC방, 실내체육시설, 코인 노래연습장, 병원, 대형쇼핑몰 등에서 n차 감염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부산시 이소라 시민방역추진단장은 “종전에는 특정집단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됐고, 그 집단에 대한 조치가 완료되면 유행이 해결되는 양상이었다”면서 “현재는 굉장히 많은 시설에서 다양한 형태의 소규모 집단이 감염되는 상황이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런 양상에서는 특정업종이나 시설에 집합금지 조치를 내린다고 하더라도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확진자들의 감염경로나 동선을 찾는 일도 어려워진다. 이날 확진자 가운데 32명(32.9%)이 감염경로 불분명이었는데 그간은 이 비율이 20% 안팎에 그쳤다.

일상 속에 스며든 코로나가 언제고 역대 최다 수치를 경신하며 폭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날 확진자 가운데 초등학생 2명, 중학생 2명, 고등학생 10명이 포함돼 있다는 점도 위험 요소다.

취임 이후 지역 소상공인 등을 고려해 ‘완화’ 일변도의 거리 두기 정책을 주장하던 박형준 부산시장이 긴급 브리핑을 열어 거리 두기 격상을 발표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하다. 섣부르게 방역을 완화해 그릇된 시그널을 줬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부산시 안병선 시민건강국장은 “특정업종이나 시설을 묶는 것만으로 지금의 확산세를 감당하기는 어렵다”며 “이번 거리 두기 격상은 잠시 일상을 멈춰 달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거리 두기 강화조치가 단기간에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코로나 4차 대유행에도 여름 휴가철을 맞아 피서를 즐기려는 이들로 전국의 주요 관광지가 북새통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전체 지역 발생 확진자 가운데 비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8일(31.6%) 30%를 넘어선 뒤 이날은 32.9%로 집계됐다. 4차 대유행 이후 이틀 연속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에 해운대구청은 해운대해수욕장과 송정해수욕장에서 야간 취식 행위(오후 6시~오전 6시)를 완전히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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