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2020 도쿄올림픽’ 중계방송에 대한 비판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나라 안팎에서 비판이 거세지자 MBC 박성제 사장이 부랴부랴 사과했지만, 해당 사안이 심각한 외교적 결례로 인식돼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국가 이미지를 실추해 한류 산업에 찬물을 끼얹는 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MBC가 23일 개막식을 생중계하면서 우크라이나, 아이티 등 국가 소개에 부정적으로 소개한 내용이 외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전 세계로 빠르게 퍼졌다. 앞서 MBC는 도쿄올림픽 중계방송에서 잇따라 부적절한 영상과 자막을 사용해 물의를 빚었다. 개막식에서 우크라이나를 소개하며 체르노빌 원전 사진을 넣었고, 아이티를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고 소개했다. 25일 한국과 루마니아 축구 예선전에서는 ‘고마워요 마린 자책골’이라는 빈정거리는 듯한 표현의 자막을 쓰기도 했다. 박 사장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세계적인 코로나 재난 상황에서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방송을 했다”며 사과를 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시사와 정치를 단순화하고 웃음 코드로만 생각하다 보니 문제가 발생했다. 한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