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웬디 셔먼(왼쪽) 미 국무부 부장관과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 외무차관이 핵 군축 회담 시작 전 팔꿈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주제네바 미국 대표부 제공

미·러 대표단이 2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통합 전략적 안정성 대화(핵 군축)’를 가졌다. 미국 정부 기관 등에 대한 랜섬웨어 공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개입 및 미국인 체포, 러시아의 북극해 군사력 집중 등을 놓고 미·러가 첨예하게 갈등을 빚는 가운데 열린 첫 핵 군축 회담이다.

바이든-푸틴 정상회담 후속
양국 대표단 제네바서 회동
“전문적” “인상적” 긍정 평가
9월 다시 만나 논의 잇기로

AF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미·러 정상 간 군비 감축과 관련한 합의의 후속 조처로 마련된 이번 회담은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가운데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양국 대표로 참석했다. 이들은 회담 시작 전 마스크를 착용한 채 팔꿈치를 맞대며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제네바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군비 통제 및 위험 감소 조치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양국이 신중하고 강력한 대화를 갖기로 합의한 바 있다. 당시 회담에서 두 정상은 핵전쟁 위협 감소 등을 위한 전략적 안정성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군비경쟁 억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작업 착수를 지시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회담 이후 내놓은 성명을 통해 “제네바에서의 논의는 전문적이고 실질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 “긴장의 시기에도 우리는 예측 가능성을 보장하고 무력 충돌의 위험과 핵전쟁의 위협을 줄이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대표단은 미 정책 우선순위와 현재의 안보 환경, 전략적 안정성을 위협하는 것들에 대한 국가의 인식, 새로운 핵무기 통제 전망, 향후 전략적 안정성 대화의 형식 등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양측이 9월에 다시 만나기로 했으며, 주요 의제를 결정할 때까지 전문가 워킹그룹이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의견을 주고받기로 합의했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에 회담 결과를 공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외무부 역시 성명을 내고 양측이 이번 회담에서 “전략적 안정성 유지와 군비 통제 전망, 위험 감소 방안을 다뤘다”고 밝혔다.

랴브코프 차관은 회담 직후 타스통신에 미국 대표단이 건설적 대화를 나누기 위한 준비가 잘 돼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은 잘 준비돼 있었다. 이는 좋은 일”이라며 “그들은 모든 분야를 대표하는 인상적인 대표단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