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질·수포 뜯지 말고 세정력 강한 비누·샤워용품 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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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한방] 한포진

어느날 갑자기 손가락, 손바닥, 발바닥이 가렵더니 조그만 물집이 생기기 시작한다면? 여름철 악화되기 쉬운 한포진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한포진은 땀·수포·습진이라는 한자가 합쳐진 단어로, 땀이 많이 나는 부위에 잘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땀샘 기능 이상으로 추정되었지만, 실제 연구 결과 땀샘과는 관련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물론 땀이 많이 나는 것이 악화 요인이 될 수는 있어, 다한증 환자에게서 자주 관찰되고 여름철에 반복적으로 발생하거나 심해져 병원을 찾기도 한다.

초기에는 손발이 가려워지다 시간이 지나면서 좁쌀만한 작고 투명한 물집이 손바닥, 손가락 옆면에 여럿 생긴다. 피부가 붉어지기도 하며 물집이 합쳐져 커지기도 하고, 색이 불투명하거나 노랗고 갈색으로 변해 벗겨지기도 한다. 가려움이 심하고 수포가 눈에 띄다 보니 긁거나 터뜨리곤 하는데, 이럴 경우 주변으로 병변이 확대되거나 세균 등의 2차 감염 위험이 있으므로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다.

면역력이 충분한 사람은 휴식과 생활 관리를 통해 특별한 치료 없이도 발생 2~3주 후에 좋아지기도 한다. 좀 더 빠른 개선을 위해 국소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스테로이드 연고를 발라도 잠시 좋아졌다가 재발하거나 다른 부위로 번지고 오래 이어진다면 피부 회복력과 재생력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한포진은 고무장갑이나 세제, 화학약품의 자극과 스트레스, 고량후미(膏粱厚味·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이 영향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것들이 노폐물을 쌓이게 하는 등 이유로 신체 각 부위에 필요한 에너지의 소통을 막고, 피부 방어력을 약화시키면 한포진이 발생하거나 심해진다. 만성 피부질환은 몸속 상황을 비춰주는 거울이므로, 한포진이 점차 심해지거나 잘 낫지 않는다면 면역력과 재생력이 약화된 부분이 있다. 이를 분석해 넘치는 것은 덜어내고 부족한 것은 채워줌으로써 몸의 균형 상태를 잡아주는 치료가 필요하다.

한포진으로 소양감이 심할 때에는 시원한 수건으로 열감을 덜어주면 좋다. 직접 얼음을 대는 것은 오히려 자극이 돼 더 가려울 수 있으므로 권장하지 않는다. 각질이나 수포는 뜯지 않도록 한다. 손을 너무 자주 씻거나 세정력이 강한 세제, 핸드워시, 샤워젤은 피하고 순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자주 사용하는 장갑 등은 세균이나 곰팡이 증식을 방지하기 위해 삶아 쓸 수 있는 소재를 활용하거나 사용 뒤 안쪽까지 햇볕에 잘 말려둘 것을 권한다. 신발 또한 통풍이 잘 되는 소재가 좋고 두 켤레 이상 매일 번갈아 신는 것도 도움 된다.

장인욱 미소로한의원 부산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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