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 간이식 100% 성공 ‘서울 메이저 병원급’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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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강안병원 간담췌간이식센터

국내 간이식 성적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좋은강안병원 주종우 과장팀은 생체 간이식 성공률 100%를 기록하며 서울 메이저병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좋은강안병원 제공 국내 간이식 성적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좋은강안병원 주종우 과장팀은 생체 간이식 성공률 100%를 기록하며 서울 메이저병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좋은강안병원 제공

간이식은 심각한 간질환을 가진 사람에게 타인의 간을 이식하는 수술이다. 간암, 말기 간경화, 급성 간기능부전 환자 등이 그 대상이다.

현대의학의 꽃으로 불리는 장기이식 중에서도 고난도 영역이 간이식이다. 미세수술을 포함해 외과 수술에 필요한 모든 테크닉이 필요할 정도로 까다롭고 어렵다.


주종우 과장 주축 체계적 프로그램

이식 수술 70% 이상 무수혈로 진행

세균 감염·용혈 등 합병증 줄여

수도권 대형병원에서 수술 포기한

전이성 간암·췌장암 환자까지 ‘완치’


■우리나라 간이식 수술 어디까지 왔나

간은 전체 또는 일부분을 이식할 수 있다. 뇌사자로부터 전체 또는 부분 이식을 받거나 가족 또는 친척으로부터 부분 이식을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뇌사자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뇌사자 이식보다는 생체 간이식이 활발하다. 그러다보니 생체 간이식 성공률이 95% 이상으로 ‘월드 베스트’를 자랑한다.

2명의 기증자로부터 간을 공여받아 환자에게 이식하는 것이 2 대 1 생체 간이식이다. 기증자의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 2명으로부터 간을 공여받아 1명의 수혜자에게 이식하는 것이다. 이전의 수술보다 더 많은 인력과 고난도 기술이 요구된다.

2 대 1 간이식 시행여부는 수술자의 판단이 중요하다. 2 대 1 간이식을 적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수술자의 판단에 따라 1 대 1로 무리없이 진행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생체 간이식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증자의 안전이다. 기증자에게 수술 상처를 작게 남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술시야가 충분히 확보돼 안전한 수술이 이루어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좋은강안병원 간담췌간이식센터 주종우 과장은 “기증자 수술은 정상인을 수술하는 것이기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안 된다. 최소 침습수술을 하면서 수술시야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담도계에 합병증이 생기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간 기증자는 지방간이 없어야 하고 해부학적으로 기형이 없어야 한다. 기증자와 수혜자는 혈액형이 같거나 수혈이 가능한 사이여야 한다. 최근에는 기증자와 수혜자간 ABO 혈액형이 적합하지 않아도 이식이 시도되고 있다.


■생체 간이식 100% 성공률 기록

좋은강안병원 간담췌간이식센터는 2019년 10월부터 1년 8개월동안 28례의 간이식이 시행됐다. 그 중 16례에서 생체 간이식이 이루어졌고, 100% 성공률을 기록했다. 서울의 메이저 병원들과 대등한 수준이다.

50대 중반의 여성 환자 A 씨는 지난해 초 간문맥 종양 혈전을 동반한 간암을 진단받았다. 두 번의 색전술과 방사선 치료를 받고 난 후에 혈액형 B형인 남편이 O형인 부인에게 간을 기증하는 혈액형 불일치 생체 간이식을 8시간 만에 무수혈로 진행했다. 기증자는 열흘 만에 퇴원했고, 수혜자는 3주 만에 퇴원해 건강히 지내고 있다.

50대 초반의 여성 환자 B 씨는 B형 간염에 의한 간경화와 진행성 간암으로 올해 초 내원했다. 간을 기증하기로 한 딸이 체중감량을 하는 동안 방사선 치료를 통해 환자의 종양수치를 정상으로 떨어뜨렸다. 좌측 신장 정맥과 이식 간의 문맥을 연결하는 고난도 수술이 진행됐는데 무수혈로 9시간 만에 생체 간이식을 종료했다.

수도권 대형병원에서 포기한 전이성 간암, 췌장암 환자들도 완치를 이끌어냈다. 진행성 간암의 경우에도 적극적인 간이식을 시도했다. 진행성 간암 환자인 경우 색전술이나 방사선치료, 항암면역요법을 먼저 한 후에 종양을 크기를 현저히 감소시켜 이식수술을 진행하면 장기생존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다발성 간전이와 대장암을 진단받은 50대 중반의 남성 환자 C 씨.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대장암만 수술받고 다발성 간전이는 치료 불가판정을 받고 14차례 항암치료 후에 좋은강안병원을 찾아왔다. 지난해 11월 확대좌엽절제술과 다발성 부분 절제술을 시행한 후 건강하게 회복하고 있다.

40대 후반의 여성 환자 D 씨는 다발성 유방암의 간전이로 지난해 초 좌측엽절제술과 다발성 쐐기형 절제술을 실시했다. 수술 후 표적치료제와 에스트로겐 수용체 분해제를 투여하면서 현재까지 재발없이 잘 지내고 있다.


■간이식 수술 70% 이상 무수혈로 진행

좋은강안병원 간담췌간이식센터는 대학병원 수준의 의료서비스와 체계적인 간이식 프로그램을 구축해 놓고 있다. 서울아산, 순천향, 하노이빈맥병원 등에서 20년간 1000례 이상의 간담췌 양성 악성질환 수술과 400례 이상의 간이식을 진행한 주종우 과장이 센터를 이끌고 있다. 주 과장은 드라마 ‘하얀거탑’의 의료자문 역할을 했으며, 주연배우 김명민의 수술장면 때 손 대역을 한 의사로 유명하다. 주 과장과 함께 서울아산, 양산부산대병원에서 근무했던 문기명 교수, 부산대병원 국립암센터 출신의 윤성필 교수가 호흡을 맞추고 있다.

좋은강안병원 간담췌간이식센터가 그동안 보여준 수술성적은 대단하다. 16례 생체 간이식 수술은 100% 성공률을 보였다. 더 놀라운 것은 전체 생체 간이식 케이스 중에서 70% 이상이 무수혈로 이식수술을 마쳤다는 사실이다.

주종우 과장은 “간이식에서 피할 수 없는 것이 수술과정에서의 출혈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환자에게 수혈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무수혈로 수술이 이뤄지면 세균 감염, 용혈, 발열, 급성 폐손상, 두드러기 등의 부작용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수혈 수술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테크닉과 숙련도가 필요하다. 출혈이 없으면 수술시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환자의 회복도 그만큼 빠르다. 또 합병증을 최소화하고 간암 재발률을 낮추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수술 성공률에도 큰 영향을 준다. 혈액형 불일치 간이식 수술을 하는 경우에도 절반 이상의 케이스에서 무수혈 수술을 하고 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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