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 뮤지컬, 코미디, 서부극… 영화로 즐기는 한여름 ‘4색 바캉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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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일까지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서머 스페셜 2021’ 고전 명작 21편 소개
‘감정의 지도’ 주제로 4개 장르 영화 선봬
박인호 신임 프로그래머 첫 기획전

영화 ‘뛰지 말고 걸어라’ 중 한 장면. 찰스 워터스 감독의 코미디 소동극으로 1964년 도쿄 올림픽을 배경으로 한다. 배우 케리 그랜트(오른쪽)의 마지막 출연작이기도 하다. 영화의전당 제공 영화 ‘뛰지 말고 걸어라’ 중 한 장면. 찰스 워터스 감독의 코미디 소동극으로 1964년 도쿄 올림픽을 배경으로 한다. 배우 케리 그랜트(오른쪽)의 마지막 출연작이기도 하다. 영화의전당 제공

밖에서 한 걸음 내딛는 것만으로도 녹아내릴 것 같은 뜨거운 여름, 시원한 극장에서 열기를 식히는 것도 피서를 보내는 한 방법이다. 영화의전당 개관 이후 매년 여름 선보이는 기획 프로그램 ‘서머 스페셜’이 올해도 관객과 만난다.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의 ‘서머 스페셜 2021’은 올해 ‘감정의 지도’라는 주제로 다음달 2일까지 열린다. ‘멜로드라마’ ‘뮤지컬’ ‘코미디’ ‘서부극’ 네 장르로 나눠 인간의 감정을 다룬 명작 21편을 선보인다. 영국에서 만든 2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미국 할리우드에서 만들어진 작품으로 할리우드 태동기와 장르별 전성기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기도 하다.

영화 ‘골든 보이’ 스틸컷. 할리우드 스타 윌리엄 홀든(가운데)의 데뷔작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의전당 제공 영화 ‘골든 보이’ 스틸컷. 할리우드 스타 윌리엄 홀든(가운데)의 데뷔작으로 알려져 있다. 영화의전당 제공

먼저 멜로드라마 장르로는 총 6편을 선보인다. 190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한 지진을 배경으로 클럽 사장과 오페라 가수 지망생의 로맨스를 그린 ‘샌프란시스코’(1936)를 비롯해 할리우드 스타 윌리엄 홀든의 데뷔작이자, 바이올린 연주 재능이 있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복싱 선수가 되기로 한 조의 이야기 ‘골든 보이’(1939), 영국에서 가장 많은 작품을 남긴 여성 감독 뮤리엘 박스가 그린 여성 경찰 3명의 이야기 ‘길모퉁이’(1953) 등이다.

영국 여성 감독 뮤리엘 박스가 연출한 멜로드라마 ‘길모퉁이’ 중 한 장면. 영화의전당 제공 영국 여성 감독 뮤리엘 박스가 연출한 멜로드라마 ‘길모퉁이’ 중 한 장면. 영화의전당 제공
할리우드 거장 세실 B. 드밀 감독의 뮤지컬 코미디 ‘마담 사탄’의 한 장면. 영화의전당 제공 할리우드 거장 세실 B. 드밀 감독의 뮤지컬 코미디 ‘마담 사탄’의 한 장면. 영화의전당 제공

뮤지컬 영화 황금기 할리우드 작품으로는 거장 세실 B.드밀 감독(‘십계’(1923&1956), ‘클레오파트라’(1934))의 뮤지컬 코미디 ‘마담 사탄’(1930), 뮤지컬 영화 황금기 최고 콤비로 꼽히는 배우 프레드 아스테어와 진저 로저스가 주연으로 활약한 ‘쾌활한 이혼녀’(1934) 등 5편을 소개한다.

코미디 장르에서 눈여겨 볼 만한 작품이 많다. 거장 하워드 혹스 감독의 스크루볼 코미디(1930년대 유행한 장르로 성격과 신분이 다른 두 남녀가 어려움 끝에 결실을 맺는 장르로 로맨틱 코미디의 원형) ‘미녀와 교수’(1941), 영국적 블랙 유머로 가득한 ‘레이디킬러’(1955), 1964년 도쿄 올림픽으로 숙소가 동나 어쩔 수 없이 미국인 여성의 아파트에 머물게 된 영국인 사업가의 소동극 ‘뛰지 말고 걸어라’(1966) 등 4편을 상영한다.

배우 말론 브란도(왼쪽)의 유일한 연출작인 서부극 ‘애꾸눈 잭’ 스틸컷. 영화의전당 제공 배우 말론 브란도(왼쪽)의 유일한 연출작인 서부극 ‘애꾸눈 잭’ 스틸컷. 영화의전당 제공

마지막으로 서부극 6편도 포함됐다. 법정 없는 여론 재판의 폭력성을 고발한 ‘옥스보우 사건’(1943)은 서부극으로도 묵직한 주제를 다룰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 모던 웨스턴의 거장 앤서니 만 감독의 ‘분노의 강’(1952)을 비롯해 배우 말론 브란도의 유일한 연출작이자 직접 주연도 맡은 ‘애꾸눈 잭’(1961),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의 전설적인 산 사나이의 삶을 그린 ‘제러마이아 존슨’(1972) 등이 포함됐다.

한편, 이번 기획전은 박인호 신임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프로그래머의 첫 기획 작품이다. 박 프로그래머는 2012~2020년까지 영화의전당 아카데미 강사와 시네마테크 시네도슨트 영화 해설을 맡았고 현재 부산영화평론가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부산 영화인이다.

그는 이번 기획전에 대해 “영화는 기차가 달려오고 도착하는 것만으로 사람들에게 다양한 감정을 느끼도록 만든다”며 “‘감정의 지도’라는 주제로 희로애락만으로 담을 수 없는 세미한 정서가 켜켜이 쌓여 가는 영화를 모았다”고 설명했다. 관람료 5000~7000원. 김은정·김필남 평론가의 해설 일정은 홈페이지 확인. 문의 051-780-6080.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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