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호랑이’ 현대차 제네시스 ‘글로벌 호랑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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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가 올들어 해외 시장에서 급성장하면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GV 70(왼쪽)과 G80 전동화 모델. 제네시스 제공

그동안 ‘안방 호랑이’로 불렸던 제네시스 브랜드가 올들어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며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효율성을 두루 갖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와 전기차 등 라인업이 확대되고 마케팅을 본격화하면서 판매량이 늘고 있는 것이다.

올 1~7월까지 판매량 12만 대
연 20만 대 목표 달성 무난할 듯
GV70·G80 인기 모델이 주축
해외 호평 속 판매 증가세 뚜렷
하반기엔 GV60·G90 출시 예정
프리미엄 이미지 굳히려면
브랜드 고유의 가치 구축해야

10일 제네시스에 따르면 올들어 7월까지 국내외에서 약 12만 대가 팔렸다. 이 추세대로라면 제네시스가 연초 밝힌 연간 20만 대 판매도 무난할 전망이다.

내수에선 올들어 7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41.1% 늘어난 8만 4660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선보인 중형 SUV ‘GV70’는 올들어 7월까지 2만 6493대가 팔렸고 지난해 3월 출시된 ‘G80’도 같은 기간 전년 동기 대비 22.8%가 늘어나는 등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

올들어 제네시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해외시장이다.

올들어 7월까지 제네시스는 해외에서 3만 5000여 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000여 대에 비하면 7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글로벌 주요 시장에 속속 진출하면서 호평을 받고 있고 그에 따라 판매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5년 프리미엄시장에 진출할 때만 해도 성공에 반신반의했지만 출범 6년 만에 연간 20만 대를 넘보면서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는 것이다. 하반기에도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 ‘GV60’와 신형 ‘G90’ 등의 출시가 예고돼 있어 분위기는 좋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미국에 이어 올해 중국과 유럽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유럽은 고급차 브랜드의 본거지이고, 중국은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이다. 제네시스로선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유럽의 경우 6월부터 G80와 대형 SUV ‘GV80’ 주문을 시작으로 중형 스포츠 세단 ‘G70’, GV70를 선보이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 여기에 이 지역에만 출시되는 전략 차종 ‘G70 슈팅 브레이크’도 최근 공개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중국 상하이 국제크루즈터미널에서 ‘제네시스 브랜드 나이트’를 열고 중국 진출을 선언했다.

제네시스는 이름값을 높이기 위해 브랜드 마케팅에도 적극적이다. 2017년부터 PGA 투어의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을 공식 후원하고 더 CJ컵과 프레지던츠컵 등 최상위권 골프 대회 후원에도 참여해왔다. 여기에 내년부터는 유럽 최고 권위의 대회인 ‘스코티시 오픈’의 공식 후원사가 된다.

제네시스가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선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많다.

먼저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등 럭셔리 브랜드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제네시스 고유의 캐릭터를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디자인과 안전기술하면 메르세데스-벤츠가 떠오르고, BMW는 다이내믹한 엔진성능이 꼽힌다. 볼보는 안전·친환경, 렉서스는 정숙성·내구성이 뛰어난 브랜드로 소비자들사이에서 유명하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이항구 연구위원은 “제네시스가 현재는 가성비가 좋아서 해외시장에서 팔리고 있는데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가지려면 고정 고객층을 확보하고 명성을 얼마나 빨리 확보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한국이 첨단 IT에 강점이 있는 만큼 제네시스가 전장부분을 내세우거나 자율주행 등 첨단 신기술을 부각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제네시스는 최근 G80·GV80 등 일부 신차들에서 운전대 떨림이나 조립 불량 등의 품질 문제가 불거진 것도 고민거리다. 수입차 업체 한 임원은 “일부 럭셔리 브랜드의 경우 명성에 비해 잦은 고장, 낮은 연료 효율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름값 올리기 못지 않게 탄탄한 기술력과 내구성을 갖춰야 롱런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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