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대어’ 크래프톤의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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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개 대어 중 하나로 꼽혔던 크래프톤이 10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연합뉴스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 중 하나로 꼽혔던 크래프톤이 상장 첫날 공모가 이하의 성적으로 힘든 신고식을 치렀다. 다만, 상장과 동시에 게임업계 대장주에 등극하며 그나마 체면은 유지했다.

크래프톤은 10일 시초가 44만 8500원보다 1.23% 상승한 45만 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공모가 49만 8000원보다 8.83% 낮은 수준이다. 이날 크래프톤은 최저 40만 500원까지 빠지며 장중 대부분의 시간을 시초가 아래에 머물렀지만, 오후 2시 이후 상승세로 전환해 시초가보다 소폭 위에서 장을 마감했다.

상장 첫날 공모가 이하로 입성
고평가 논란·중국발 악재 영향
게임업계 대장주 체면은 유지

IPO 대어의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에도 미치지 못한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고평가 논란에 차이나 리스크가 겹치면서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크래프톤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24조 4000억 원으로, 올해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27~30배 수준이었다. 이는 경쟁 업체인 넥슨(20배), 엔씨소프트(22배) 대비 30~40% 가량 높아 고평가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따라 지난 달 말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는 243 대 1 경쟁률을, 일반 청약에서는 7.8 대 1 수준에 그쳤다.

여기에 최근 중국발 악재도 터졌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간하는 경제참고보는 지난 3일 ‘정신적 아편(마약)으로 수천억 위안 규모의 산업이 성장했다’는 기사에 온라인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며 크래프톤의 2대 주주인 중국 텐센트를 언급한 바 있다.

이날 종가 기준 크래프톤의 시가총액은 22조 1997억 원으로 코스피 19위(우선주 제외)에 올랐다. 시총 24위 엔씨소프트(17조 8925억 원)보다 4조 원 이상 앞서며 게임 대장주에 등극함으로써 최소한의 체면은 살렸다.

한편, 크래프톤과 마찬가지로 IPO 일정 내내 고평가 논란에 시달리고도 상장 후 이틀 연속 급등을 기록했던 카카오뱅크는 상장 사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카카오뱅크는 전날보다 9.04%(7100원) 떨어진 7만 1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시총도 33조 9000억원으로 줄어 셀트리온과 기아에 이어 11위로 내려갔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상승세로 출발해 장 초반 8만 5600원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하락세로 전환하며 전날 상승 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김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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