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다이빙 새 역사 쓴 우하람 “나는 부산표 프랜차이즈… 고향 덕분에 이만큼 성장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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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부산 프랜차이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자라고 훈련한 부산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다이빙의 새 역사를 쓴 우하람(23)은 10일 <부산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올림픽의 꿈을 키운 부산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도쿄에서 돌아온 그는 현재 소속 팀인 국민체육진흥공단과 가까운 경기도 하남시에 거주 중이다.

사직초·내성중·부산체고 졸업
사직실내수영장서 꿈 키워
“한 단계만 더 높이 올라가면
올림픽 메달 획득 가능성 확인
훈련시설 부족 개선 됐으면”

부산 사직초등학교와 내성중학교를 거쳐 부산체고를 졸업한 우하람은 국민체육진흥공단에 입단하며 거주지와 훈련장만 옮겼을 뿐 전국체전에는 부산 대표로 나서는 ‘부산 사나이’다.

부산체고 시절 사직실내수영장에서 꿈을 키우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과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본격적으로 세계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우하람은 10월 경북 구미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서도 부산 대표로 출전할 예정이다.

우하람은 이번 도쿄올림픽 남자 3m 스프링보드 4위에 오르며 한국 다이빙 역사상 올림픽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생애 첫 올림픽이었던 2016 리우 대회에서 이미 사상 첫 본선에 진출했던 그는 도쿄에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이며 자신이 썼던 역사를 갈아 치웠다.

우하람은 비록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지만 기량을 마음껏 발휘한 것에 만족한다. 그는 “우선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후련하다. 한 단계 더 올라가면 메달을 딸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우하람은 도쿄에서 많은 점을 느끼고 배웠지만 우선 5년간의 올림픽 준비로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를 예정이다. 코로나19로 대회가 1년 미뤄지며 준비 기간이 길어진 탓이다. 그는 “리우 대회를 치르며 메달에 대한 아쉬움이 많았다. 이후 도쿄만 바라보고 미친듯이 운동했다”고 털어놨다.

우하람은 “당분간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싶다. 운동선수로서 몸 상태를 계속 관리하겠지만 그동안 대회 준비에만 몰두하다 보니 마음의 휴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는 다른 종목과 마찬가지로 다이빙 종목에도 큰 벽으로 다가왔다. 국경 봉쇄와 이동제한으로 국제대회가 줄면서 실전감각을 유지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그는 “2019년 광주수영세계선수권대회 이듬해에 올림픽이 예정대로 열렸으면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을 것”이라며 “다이빙은 감각에 예민한 종목이라 실전 경험이 중요한데 기회가 줄어들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우하람은 악조건 속에서도 2019년 세계선수권에 이어 올림픽에서도 4위를 기록하며 경험과 자신감을 쌓았다. 2019년 1, 2, 3위를 차지한 중국의 셰스이와 왕종위안, 영국의 잭 로어는 이번 올림픽에서도 나란히 금, 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하람은 “기술적인 부분은 완성됐다. 입수 동작을 비롯해 디테일을 보완해야 한다”며 “아직 부족한 점이 있지만 이번에 메달을 딴 선수들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자신했다.

우하람의 시선은 이미 2024년 파리올림픽을 향한다. 그러면서도 한국 다이빙의 성장이 자신으로 끝나지 않고 후배들에게도 이어지길 바란다.

우하람은 “대표선수가 되면서 진천선수촌의 좋은 시설에서 훈련하고 있지만 전국적으로는 다이빙 훈련시설이 많이 부족하다”면서 “훈련 시설과 선수들을 도와줄 트레이너가 더 늘어나면 앞으로 좋은 선수가 많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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