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1988년 이후 한국 사회 변화, 36개 주제로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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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들의 현대사 / 김태권 외

<사소한 것들의 현대사>는 제목 그대로 사소한 것들로 읽는 우리의 현대사다. 하지만 그렇게 사소하지만은 않다. 1988년 이후 30여 년간 한국 사회의 변화를 잘 보여주는 36개 주제를 골랐다. 그 주제는 ‘치킨’ ‘코로나19’ ‘전광훈과 대형교회’ ‘노무현’ ‘김대중과 이희호’ ‘노회찬’ ‘탈북민’ ‘베스트셀러’ ‘삼성과 이건희’ ‘에스엠과 이수만’ ‘탈모’ 등 아주 다양하다. 19명이 썼다.

1970년대 통닭에서 발전한 것이 치킨이다. 치킨의 등장은 닭고기의 새로운 맛을 개발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심한 경쟁 속에서 몇몇 업체가 치킨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맛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베스트셀러 시장의 경우 큰 허점이 있다. <도올 논어>가 1위를 고수하다가 판매가 급격히 줄었는데 그것은 도올 김용옥이 TV 출연을 중단한 것 때문이었다. 책이 훌륭한 것보다 TV에 나오면 책이 팔리는 식이다. 이수만과 에스엠은 스타 시스템을 체계화해 사반세기 동안 가요계를 지배하면서 케이팝의 세계 시장 석권을 예견했다.

아시아에서 보편적 민주주의를 이야기했던 이는 김대중이고, 정치에 품격의 유머를 구사한 이는 노회찬이고, 남들이 뭐라 하건 자기 길을 걸었던 이는 노무현이다. 흙수저 홍준표와 금수저 김종인은 30년간 부딪혀 왔다. 1993년 김종인이 감옥 갈 때 그를 취조한 이가 홍준표 검사였다. 이후 둘은 충돌하고 부딪히면서 파란만장한 길을 걸었다. 그 충돌의 여지는 아직도 남아 있을 수 있다. 김태권 외 지음/한겨레출판/480쪽/2만 원. 최학림 선임기자 the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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