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 지방선거 ‘물밑 공천 경쟁’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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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는 다시 왔는데, 마땅한 사람이 없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부산 원도심 지역의 내년 지방선거 준비 상황을 최근 이렇게 에둘러 표현했다. 그만큼 인물난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부산의 원도심인 영도·서·동·중구(인구순)는 ‘보수의 본고장’으로 불린다. ‘문풍(문재인 바람)’이 광풍처럼 휩쓸었던 2018년 지방선거를 제외하곤 진보 진영이 연전연패를 하던 곳이다. 국회의원과 기초단체장은 물론 지방의원까지 사실상 보수진영의 ‘독무대’였다.

여 지지도 하락에 ‘보수 아성’ 재건 기대
보수세 특히 강한 서·중구는 더욱 치열


최근 여당의 부산 지지도 하락으로 국민의힘이 ‘보수의 아성’을 재건할 수도 있다는 기대를 높이고 있지만 내부 사정이 예사롭지 않다. 현역 국회의원과 기초단체장의 사이가 좋지 않거나 국민의힘 후보 간 이전투구가 극심하다. 벌써부터 심각한 공천 후유증과 함께 무소속 출마설마저 나돌고 있다. 현재 영도구(김철훈)와 동구(최형욱) 구청장은 민주당 소속이고, 서구(공한수)와 중구(최진봉) 구청장은 국민의힘 당적을 갖고 있다. 이곳의 국회의원은 국민의힘 소속인 안병길(서·동) 황보승희(중·영도) 의원이다. 게다가 국민의힘 소속인 2명의 현역 의원과 기초단체장의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다. 공한수 구청장은 전임자가 공천권을 행사했고, 최진봉 구청장은 지난해 4월 총선과 함께 실시된 중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따라서 현역 의원 입장에선 자신들의 재선 고지 달성을 위해 4곳의 기초단체장을 모두 ‘자기 사람’으로 대체하고 싶은 욕구가 강할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 자신의 재선에 도움이 돼야 한다.

현역 의원들의 이런 의도를 파악한 국민의힘 소속 원도심 출마 예정자들이 일찌감치 표밭갈이에 돌입한 이유다. 영도구에선 안성민(혜광고) 전 시의원과 김원성(부산 남고)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이 당내 경선에 대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고, 박병철 전 부산시당 청년위원장도 출마를 고심 중이다. 동구에선 박삼석 전 동구청장과 강철호 부산상의 부회장, 김진홍 시의원 등이 맞붙어 있다.

원도심 중에서도 유달리 보수 성향이 강한 서·중구의 국민의힘 공천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중구에선 최진봉(67세) 구청장에게 재선 구의원과 중앙당 여성위 부위원장 출신인 윤정운(43세) 구의원이 도전장을 던졌고, 서구에선 공한수 현 구청장과 권칠우 전 시의원, 최도석 시의원 등이 경쟁한다. 권기택 기자 k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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