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간 ‘공략 타깃’ 미묘한 변화… 복잡해지는 여 경선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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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본경선 구도가 여섯 후보의 미묘한 전략 변화로 한층 복잡다단해지는 양상이다.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당내 공세에 맞대응을 자제하며 타깃을 야권에 맞추지만, 이낙연 전 대표는 이 지사 검증에 공을 들이며 양강 프레임으로 경선판을 짜려는 의지가 비친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정세균 전 총리, 김두관·박용진 의원은 ‘명낙’ 동시타격으로 존재감 부각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이런 기류는 3차 방송토론회(11일)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재명, 윤석열·최재형 야권 후보 견제
이낙연, 추격 위해 이재명 검증 총공세
공약과 욕설 등 인성 논란 이슈화 지속
후발 주자들은 양강 후보 번갈아 때리기
정책·공약 차별화 전략 짜기도 잰걸음

이 지사의 경우 3차 토론에서 경쟁 후보에 대한 공격성 발언을 최소화하면서 2위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서는 아예 질문조차 하지 않는 ‘무시 전략’을 구사했다. 당내 경쟁자들의 공세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지지율 격차를 벌려 놨다는 자신감으로 읽힌다. 대신 이 지사 측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나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야권 후보들을 향해 하루 1건 이상의 비판 논평을 내며 사실상 본선을 염두에 둔 행보를 시작했다.

추격 입장에 놓인 이 전 대표는 이 지사 검증에 총공세를 펼쳤다. 토론에서 이 전 대표의 과거 사드배치와 관련한 발언을 끄집어내 이 지사를 정조준했고, 기본소득 공약과 성남시장 시절 구설을 문제 삼았다. 이 전 대표 측은 1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서도 이 지사의 ‘인성’을 거론했다. 이낙연 캠프의 신경민 상임부위원장은 “철거민, 장애인, 자치단체장, 노인, 시민에 이르기까지 반말하고 욕설한 기록이 다 있다”며 “그런데도 이 지사는 어떻게 입만 열면 억강부약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했다.

나머지 주자들은 양강 후보를 번갈아 모두 때리는 전략이다. 정 전 총리와 박 의원은 3차 토론에서 이 지사의 기본주택 정책 비판에 집중했고, 예비경선에서 이 지사를 엄호한 듯한 추 전 장관도 이날 ‘이재명 비판’에 가세했다. 김 의원은 이 전 대표 견제에 집중했다. 김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이슈를 고리로 이 전 대표를 겨냥했다.

동시에 각 후보는 정책 차별화에도 잰걸음이다. 이 지사는 기본시리즈 공약을 발표했고, 지역 국립대 무상화 공약을 발표한 이 전 대표는 12일 노년층 무료점심과 기초연금 50만 원 추진 정책을 발표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교육부 폐지와 임기 내 일자리 200만 개 창출이 목표인 ‘SK(정세균) 노믹스’를 발표했다. 균형 발전에 집중하는 김 의원은 이날 경북 구미를 찾아 수도권과 떨어진 거리 또는 낙후도에 따라 법인세를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중앙당 역시 주자들의 정책 행보에 힘을 실어 주려는 움직임이다. 이날 저녁 대선경선기획단이 진행한 민주당 대선 후보 ‘정책 마켓’ 행사가 대표적이다. 각 후보가 다양한 국민이 제안한 정책 영상을 시청하고, 각자 홍보하고 싶은 정책을 선택해 공약으로 만드는 새로운 기획이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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