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녹취록 ‘돌발 암초’… 국힘 내홍 ‘악화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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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소속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집안싸움’이 악화일로다. 윤 전 총장의 당 행사 보이콧 행보와 캠프 인사의 당대표 탄핵 발언이 수습되기도 전에 이 대표가 윤 전 총장과의 통화 녹취록을 일부 언론에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이 대표는 15일 페이스북에 “유출됐다는 녹취 파일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당연히 작성하고 유출된 녹취록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대화가 길지 않아 대부분 내용이 취재 과정에서 언론인들에게 전달됐고, 구두로 전달된 부분들이 정리돼 문건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대표가 의혹을 일축했지만, 윤 전 총장 측은 격앙된 반응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제오늘 나라를 걱정하시는 많은 분들로부터 전화도 받고 메시지도 받았다”며 “국민의힘부터 먼저 공정과 상식으로 단단하게 무장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사실상 이 대표 녹취 의혹에 대해 ‘불공정과 비상식’이라고 우회 비판한 것으로 비친다.


이준석, 윤석열과 통화 유출 의혹
이 “존재 안 해” 일축에도 윤 격앙
경선 토론회 갈등에 기름 쏟은 격
선관위원장 인선 두고 확전 우려

‘내홍’ 불씨를 키운 경준위 토론회를 둘러싼 논란도 가열되는 양상이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이날 “조속한 선관위 구성을 촉구한다”며 경준위 주관 토론회 강행은 당헌 위반이라는 입장을 거듭 표명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 대표가 공정한 선관위를 구성할 뜻이 없다는 게 혼란의 핵심”이라고 했다.

반면 홍준표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당내 경선에서 토론을 회피하는 것이 공정과 상식입니까”라며 “그런 어이없는 갑질 논리는 검찰총장일 때나 하는 겁니다”라고 윤 전 총장을 직격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간 갈등이 우려할 만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그동안 당의 단합을 위해 말을 아꼈지만, 정권 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을 더는 실망하게 하면 안 된다”고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을 모두 겨냥했다.

논란의 ‘토론회 개최 여부’는 여름휴가를 마치고 복귀하는 이 대표가 오는 17일 주재하는 정례 최고위에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미 토론회를 정견 발표회로 대체하는 절충안을 제시한 상황이라 경준위 18일 행사는 발표회 방식으로 변경해 진행할 공산이 크다. 이럴 경우 발표회에도 윤 전 총장 등이 불참할 가능성이 작지 않아 일정 강행 시 경선 ‘파열음’이 증폭될 전망이다. 조수진·김재원 최고위원은 발표회도 반대하는 입장이라 지도부 간 격론도 불가피하다.

토론회 공방은 당 선거관리위원장 인선으로도 번질 가능성도 있다. 이 대표는 당내 최다선(5선)인 서병수 의원에게 경준위에 이어 선관위도 맡길 계획인데 일부 지도부에선 반대 기류가 읽힌다. 재선 의원 16명이 이 대표의 경선 관리가 불공정하다고 성토하는 성명으로 행동(13일)에 나선 만큼 선관위 구성을 두고 이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집단 반발이 다시 나타날 수도 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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