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사상 초유 파업 가능성… 수출입 물류대란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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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해원연합노조(선원 노조)가 22일부터 23일 낮 12시까지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하면서 사상초유의 HMM파업사태가 초래될지가 지역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HMM 사 측과 노동조합의 임단협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도 중지된 가운데 사무직 직원들인 육상노조도 23일께 파업 여부를 놓고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임금 25%↑·성과급 1200% 요구
선원노조 오늘 정오까지 찬반 투표
사무직 육상노조도 가세 ‘긴장’
노조 “사측 전향적 태도 보여야”
파급 영향 커 막판 타결 가능성도

실제로 HMM이 파업에 돌입하면 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막대하기 때문에 막판 타결 가능성도 점쳐지지만 현재로선 어떤 국면으로 사태가 흘러갈지 불투명하다. 만약 HMM노조가 실제 파업으로 돌입할 경우, 2017년 한진해운 부도가 발생했을 때처럼 전 세계 주요 항만에서 입·출항과 하역작업 등 HMM 선박이 멈추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파장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경제는 현재 수출 호조가 버팀목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3분기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물동량이 더 늘어나는 호황시기다. 이 때문에 실제 HMM 파업이 시작되면 노사 모두에 파국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HMM 해원노조는 22일 낮 12시부터 24시간 동안 조합원 450명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 중이다. 투표 결과는 23일 오후에 나온다. 주변에서는 노조와 사 측 간 입장차가 커 찬성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육상노조도 23일께 파업 투표를 실시한다.

해원노조와 육상노조는 지난 20일 모두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이 결렬되면서 쟁의권을 확보했다.

현재 HMM 사 측은 두 노조에 임금 8% 인상과 격려금 300%, 연말 결산 이후 장려금 200% 지급 등을 담은 안을 제시했다. 처음에 제시했던 임금 5.5% 인상과 격려금 100%보다는 많이 진전된 안이다. 하지만 노조 측은 임금 25% 인상과 성과급 1200%를 요구하고 있어 노사 간 거리가 멀다.

당초 사 측이 두 번째로 제시한 안에 대해 육상노조 조합원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해 본 결과, 95%가 반대한 것으로 나왔다.

만약 노조의 파업 투표가 가결될 경우 HMM은 1976년 창사 이래 첫 파업에 나서게 된다. 다만 선원법상 운항 중인 선박의 선원은 파업 등 쟁의행위가 불가능해 부산항에 도착한 선박의 컨테이너 하선과 출항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파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선박 운항을 관리하는 육상노조까지 파업에 동참한다면 수출입 물류대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HMM 사 측은 “회사는 전향적인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원만한 합의를 이루지 못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고 HMM 해원노조 관계자는 “최대한 파업은 피하고 싶다. 사 측의 전향적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원들의 경우 승선계약 연장 거부 가능성도 있다. 전정근 HMM 해원연합노동조합 위원장은 “최근 1년여 동안 100명의 선원이 회사를 떠났고, 선원 교대도 제때 되지 않아 승선계약이 강제로 연장되고 있는 상황이다”며 “굳이 파업까지 가지 않고도 선원들이 합법적으로 휴가 등의 권리만 행사해도 배가 제대로 운항될 수 없을 만큼 열악한 환경에서 선원들의 희생으로 견뎌 왔다”고 말했다.

김덕준 ·장병진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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