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밤 9시 영업시간 단축… 자영업자 눈물 닦아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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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 1차 백신 접종률이 50%를 넘어섰지만 코로나19 전국 확산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신규 확진 네 자릿수는 지난달 7일 이후 50일 가까이 이어지고 있고, 부산도 연일 100명 이상 확진자가 나오는 비상 상황이다. 이 때문에 수도권과 부산 등에 적용되던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23일부터 내달 5일까지 2주간 연장됐다. 특히 기존 10시까지였던 식당과 카페의 매장 내 영업시간은 23일부터 오후 9시로 1시간 단축돼 이후에는 포장과 배달만 할 수 있게 되는 등 강화된 4단계 방역수칙이 적용된다.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가 주도하는 4차 대유행에서 불가피한 조치로 보이지만, 자영업자들의 생존은 더욱더 위협받게 됐다.

거리 두기 또 연장… 방역 기본 돌아볼 때
백신 접종 속도·자영업자 지원 보강 절실

문제는 이런 엄중한 상황에도 끊이지 않는 방역수칙 위반 사례다. 국제라이온스협회 부산지구 회원 115명은 지난 21~22일 관광버스까지 동원해 경남 합천으로 이동한 뒤 산속 호텔에서 집단 술자리를 가진 것이 보도로 확인됐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국제봉사단체에서 취한 행동치고는 너무나 사려 깊지 못했다. 경남 도내에서도 확진자가 늘고,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사례가 이어져 합천군은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에 더해 23일부터 2주간 거리 두기 단계를 연장한 상태였다. 의료진의 땀과 소상공인들의 눈물을 한 번이라도 떠올려서 가급적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자제하고 집에 머물러 달라는 방역 당국의 호소는 한순간에 허탕이 됐다.

거듭 강조하지만 지금은 방역의 기본에 충실해야 할 때다.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사람만 손해라는 인식이 퍼지지 않도록 일탈·위반 행위에 대해선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 소상공인들의 딱한 처지를 고려해 4단계 지역 식당·카페에선 백신 인센티브(오후 6시 이후 2명까지만 모임이 허용됐는데, 백신 접종 완료자 2명을 포함해 최대 4명까지 모일 수 있도록 변경) 일부를 부활하지만, 이것도 큰 효과를 보긴 어려울 것이다. 백신 접종 완료자(백신 종류에 따라 정해진 접종 권고 횟수를 모두 접종하고 2주가 지난 사람)가 22.5%에 불과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지금 확산세를 잡지 못하면 거리 두기는 또다시 재연장될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가장 타격을 받는 대상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라는 사실은 불문가지다. 자영업자를 위한 지속가능한 지원책을 찾되, 백신 접종에도 더욱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네 자릿수 일일 확진자가 계속되는 지금으로선 백신밖에 기댈 곳이 없다. 10월 8일 소상공인 손실보상제가 시행되지만 정부가 2차 추가경정예산으로 확보한 1조 원으로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 3차 추경 편성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방역과 경제, 그 어느 것도 놓쳐서 안 되는 만큼 가용한 수단 모두를 동원해 자영업자의 눈물을 닦아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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