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가계대출 조이기’가 계속되면서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NH농협은행 등 일부 은행의 경우 가계 대출 상품의 취급을 제한하거나 중단하는 조치까지 시행해 연말까지는 가계대출을 받기 어려운 환경이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연내 가계대출 관리 요구에
금융권, 상품 제한·중단 조치도
금리, 연말까지 가파른 상승 예고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19일 기준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2.96∼4.01%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7월 말의 1.99∼3.51%와 비교해 0.97%포인트나 높아진 수치다.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높아졌다. 19일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2.62∼4.13%로 작년 7월 말(2.25∼3.96%)보다 최저 금리가 0.37%포인트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가운데 코픽스가 아닌 은행채 5년물 금리를 따르는 이른바 ‘혼합형(고정금리)’의 경우 1년만에 금리 상단과 하단이 각 0.75%포인트, 0.39%포인트 상승했다.

은행의 대출금리 상승은 앞으로 더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서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도 은행 대출 금리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이 대출 규제에 나선 이후 은행들은 신용대출 등의 우대금리를 대폭 축소해 사실상 금리를 높였다.

금융당국의 대출규제로 시중은행 일부는 가계대출을 사실상 중단했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에 올해 가계대출 연간 증가율을 6% 이내로 관리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계대출 증가율이 이미 목표치를 넘어버린 농협은행의 경우 19일 ‘가계담보대출 신규취급 중단’이라는 마지막 수단을 내놨다.

김종우 기자 kjongw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