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산업 키우려면 제작자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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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수 부산영상위 운영위원장

“영화·영상 로케이션 촬영 협조는 영화도시 부산의 유산입니다. 다만, 제2의 봉준호 감독이 부산에서 탄생하길 기다리기보다는 제작자를 키워내는 데 지원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부산영상위원회(이하 부산영상위) 김인수(59) 운영위원장의 말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전국 최초로 부산 영화·영상 정책을 심의하고 자문하는 기구 부산영화영상정책위원장에도 선출돼 부산 영화·영상 정책의 미래를 위원 17명과 함께 고민하고 있다.

영화영상정책위원장도 맡아
“스튜디오 추가 확보 노력을”

김 위원장은 “그동안 부산은 제작사 역외 기업 유치를 통해 부산 영화 산업 문제를 풀려고 했다”면서 “하지만 역외 기업 유치는 이 산업의 핵심이 아니다. 영화 산업은 사람 비즈니스인데 그동안 부산이 사람을 키우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부산영상위의 제작지원사업 수혜자가 대부분 연출자여서 작품 활동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부산이 영화 산업을 키우고 싶다면 제작자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웹콘텐츠 ‘좋좋소’나 ‘심야카페’의 경우 모두 제작자가 이뤄낸 성과다.

그는 “반면 지난 20년을 돌아보면 로케이션 서비스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해 부산 관광 산업에 엄청나게 기여했다”며 “교통방송에서 촬영 때문에 차량 통제를 하니 우회도로를 안내하는 곳은 부산밖에 없을 정도로 촬영 협조가 잘되고 시민들도 우호적이다”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로 수도권의 경우 지하철 촬영 허가가 거의 나지 않는데, 부산은 촬영 협조가 잘 돼 영화·드라마 팀이 부산 도시철도에서 촬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6월 개봉한 영화 ‘발신제한’(2021)의 경우 해운대구청의 적극적인 협조로 해운대 거리에서 폭발신을 찍을 수 있었다.

실제로 부산영상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영상위 로케이션 지원으로 촬영한 작품은 총 49편(영화 9편, 영상 40편)으로 코로나19 이전 2019년 상반기 촬영 지원 편수인 42편(영화 11편, 영상 31편)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OTT 플랫폼에서 배급하는 작품의 촬영 지원 편수가 6편으로 늘어났다는 점도 예년과 달라진 지점이다. 그만큼 2년 만에 OTT가 ‘뉴노멀’이 됐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김 위원장은 “20년된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 2동만으로 부족하다. 최근 부산 로케이션 촬영 중인 한 프로듀서를 만났더니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 예약이 가득 차 실내 신은 충남 당진 스튜디오로 찍으러 간다고 해서 아쉬웠다”고 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OTT 콘텐츠가 폭증하고 있는 이유는 코로나19 상황 때문만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 “영화진흥위원회의 ‘부산촬영소’가 생기면 숨통이 트이겠지만 여기에만 만족하지 말고 범죄 3종 세트(법정, 교도소, 경찰서)를 짓는다던지 추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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