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시간 내 추가 테러 가능성”… 아프간 철수 작전 ‘산 넘어 산’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지난 2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끔찍한 테러가 발생한 데 이어, 미군의 완전 철수가 이뤄지기 전 또다시 추가 테러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실상 31일 전까지 철군을 못박았던 미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의 민간인 대피 작전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9일 CNN방송 등에 따르면 26일 아프간 카불공항 애비게이트 인근에서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이 배후로 지목되는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해 최소 170명이 숨졌다. 부상자도 13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외 탈출을 위해 공항으로 몰려든 아프간인 60~80명을 포함해 미군 13명, 미성년자를 포함한 영국인 3명 등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군 희생자는 20~31세의 젊은 장병들로, 출산을 불과 3주 앞둔 예비 아빠 등이 포함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공항 테러로 최소 170명 사망
미국 보복 이후 추가 테러 경보
철군·피란민 대피 ‘비상 상황’
미 “31일 철군 시한 지킬 것”


미국 국방부는 테러 직후 무인기를 통해 곧바로 보복 공습을 가해 IS-K 고위급 2명을 사살했다. 초정밀 무기인 ‘닌자미사일’을 이용해 민간인 피해는 없었다. 탈레반도 최근 카불 서부에서 총격전을 벌여 IS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6명을 체포했다고 외신을 통해 밝혔다.

현재 미군 철수 시한인 31일을 앞두고 카불공항에 추가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아프간인 조력자와 외국인 등의 막판 대피 작전에 비상이 걸렸다.

2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향후 24~36시간 사이에 추가 테러 공격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받았다”면서 “이에 지휘관들에게 미군 보호에 필요한 모든 권한을 보장하고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미 국무부는 이날 카불공항 근처에 구체적이고 신뢰할만한 테러 위험 정보가 있다면서 테러 경계령을 발령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사전 승인 없어도 미군이 IS-K 등 테러조직을 타격하도록 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카불 공항은 자살폭탄테러 이후 현지인들의 접근이 거의 차단된 상황이다.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스웨덴, 핀란드 등 유럽국가들은 27∼28일 대부분 대피 작전 종료를 선언했다. 이들 국가는 아프간에 남은 자국민과 조력자에 대해 “모두 데려오지 못해 유감”이라며 작전 종료 이후에도 육로를 통한 탈출 지원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미군과 국제동맹군은 탈레반의 카불 장악 이후 지난 2주간 모두 11만 3500명을 아프간에서 대피시켰다.

미국은 테러 다음 날에도 전방위 대피 작전을 펼치는 등 철군 시한을 지킨다는 입장이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불 공항에 주둔 중인 미군 관계자는 “현재 미군은 4000명 미만, 민간인은 1000명가량이 공항 안에 남아 있다”면서 “대피작전 종료 날짜와 시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우리는 오늘 중 모든 민간인 대피가 끝나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일부연합뉴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