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은 너무 온건”… 극단노선 이슬람 무장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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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공항 테러 ‘IS-K’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끔찍한 테러를 자행한 이슬람국가 호라산(IS-K, Islamic State Khorasan)은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간 지부격이다. 호라산은 이란 동부, 중앙아시아, 아프간, 파키스탄을 아우르는 옛 지명이다. 이들 조직은 ‘ISIS-K’, ‘ISIL-KP’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IS-K는 2015년 초 당시 이라크와 시리아를 장악하고 있던 IS에 충성을 맹세한 파키스탄·아프간 탈레반 출신이 주축이 됐다. 현재 IS-K 조직원 규모는 정확하지 않지만, 유엔은 1500~2200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주아프간 러시아 대사는 IS-K 조직원이 40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IS-K는 2019년 8월 아프간 수도 카불의 한 결혼식장에서 자살폭탄테러를 감행해 63명을 숨지게 하는 등 폭탄테러와 표적암살을 주로 저질렀다. 지난해 11월에는 카불대학교에서 총격 테러를 감행해 20여 명이 숨지기도 했다. 지난해 5월 카불의 한 병원과 올해 5월 한 여학교에 대한 공격 배후 조직으로도 지목됐다.

알카에다, 탈레반, IS는 종파적 유사성(수니파)을 이유로 사실상 같은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IS-K는 탈레반을 두고 ‘너무 온건하다’고 비판할 정도로 극단적인 무장조직이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점령했을 때도 알카에다는 축하 메시지를 보냈지만, IS-K는 “미국과 거래로 지하드 무장세력을 배신했다”고 말했다. 최근까지도 탈레반의 ‘미국 거래’에 불만을 품은 극단주의자들이 IS-K로 옮겨가기도 했다.

이에 따라 IS-K가 최대의 적인 미국은 물론이고 탈레반에까지 타격을 안기려 이번 테러를 기획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테러를 시작으로 아프간 내 유일한 ‘지하디스트’라는 정통성을 강조하며 본격적인 반(反) 탈레반 세력을 규합해 주도권 쟁탈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승훈 기자·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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