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박세웅·김진욱, 도쿄올림픽 출전 후 ‘일취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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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을 경험하고 돌아온 롯데 자이언츠 투수 박세웅(왼쪽)과 김진욱이 달라진 모습으로 후반기 롯데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박세웅은 8월 선발로 나선 3경기에 모두 승리하고 김진욱은 7경기에 구원투수로 나서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윤민호 프리랜서 yunmino@

2020 도쿄올림픽에 나선 야구 대표팀이 졸전 끝에 빈 손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대회에 출전한 젊은 선수들은 성장한 모습으로 프로야구에서 활약해 눈길을 끈다.

특히 올림픽 대표팀에서 돌아온 롯데 자이언츠 투수 박세웅과 김진욱이 팀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큰물’을 경험한 뒤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가다. 이들의 활약에 힘입어 롯데는 후반기 ‘외국인 원투펀치’의 부진 속에서도 1일 기준 8승 2무 6패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후반기 ‘외국인 원투 펀치’ 부진 속
안정된 투구로 팀 상승세 이끌어
박, 3경기 선발 모두 ‘승리 투수’
김, 과감한 투구로 7경기 무실점

박세웅은 후반기 3경기 선발로 나서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LG 트윈스, kt 위즈, 두산 베어스 등 강팀들을 상대로 평균자책점 0.86의 ‘짠물투’를 펼쳤다.

박세웅은 도쿄올림픽에서 역할이 추격조에 그쳤다. 중요한 역할을 부여받지 못하고 승부가 거의 기운 뒤에나 등판할 수 있었다. 인상적인 활약은 펼치지 못했지만, 박세웅은 국제무대에서도 자신의 공이 통한다는 소중한 확신을 얻고 돌아왔다.

그 경험이 후반기 안정된 투구에 영향을 미친 것은 물론이다. 박세웅은 지난 달 29일 부산과의 홈경기에서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1사구 5탈삼진 2실점 역투로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은 날이었지만 박세웅은 꿋꿋하게 7이닝을 책임지며 그 전날 10-10 무승부 속에 지친 불펜들에 휴식을 줬다.

전반기와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박세웅은 전반기 15경기에서 3승 6패 평균자책점 4.29에 그쳤다. 올림픽 이전 박세웅은 기복이 심한 편이었다. 완봉승을 거둘 정도로 잘 던진 경기가 있는 반면 한 번에 와르르 무너지는 경기도 많았다. 하지만 큰 무대를 경험한 후 박세웅은 ‘진정한 에이스’로 거듭났다.

박세웅은 “대표팀에서 선발 경험이 풍부한 형에게 들은 조언이 도움이 되고 있다”며 “(차)우찬이 형이 선발은 무조건 버티는 것이라고 하셨다. 정상급 선발 투수라 많이 배우고 싶었는데, 아무리 컨디션이 안 좋더라도 이닝을 오래 가져가는 걸 최우선으로 삼으라는 조언을 해주셨다”고 전했다.

김진욱의 성장세도 빼놓을 수 없다. 김진욱은 올림픽에 다녀온 뒤 8월 7경기에서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위력적인 구위를 보유하고도 고비에서 자신 있게 뿌리지 못했던 김진욱은 올림픽을 전후로 확 달라졌다. 자신의 공을 믿고 과감하게 대결하는 모습이 돋보인다. 김진욱은 7경기에서 5이닝을 소화하며 삼진 7개를 솎아냈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 역시 “김진욱이 올림픽이라는 특별한 무대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자신감을 얻는 걸 봤다”며 극찬했다.

김진욱이 전반기와 달리 자신감을 되찾자 선발 투수 복귀 가능성도 고개를 든다. 김진욱은 개막 후 4경기에 3패, 평균자책점 10.90에 그친 후 불펜에서 기량을 갈고 닦고 있다. 롯데 구단 역시 김진욱을 선발감으로 염두하지만 서두르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래리 서튼 감독은 “우리에게는 김진욱을 위한 계획이 있고 김진욱도 그에 맞춰 발전해 가고 있다. 미래에는 선발 자원이 돼 주기를 바란다”면서도 “팀이 밀어붙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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