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바른 자세 위한 제품, 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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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재 대연더존한방병원 병원장

최근 2~3년간 바른 자세를 위한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손연재 의자’로 알려진 자세 교정의자의 누적 판매량은 700만 개를 넘어섰다.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인기는 여전하다. 최근에는 타사의 경추 교정장치도 출시되었으며, 다양한 매체에서 심심찮게 광고가 나온다.

이런 제품들이 계속 출시되는 것은 그만큼 자세에 대한 관심이 크기 때문이다. 현대인은 앉아 있는 시간이 길고, 활동량이 적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 커졌다. ‘스마트폰 증후군’이라는 병명이 생기고, 목·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점점 늘어난다. 일자목이니 거북목, 버섯목이란 말들이 일상으로 쓰인다. 자세가 안 좋고 통증을 느끼다 보니, 스스로 목 디스크 질환이 있는 건 아닌지 불안해지기도 한다. 교정 제품에 대한 관심은 이런 불안을 먹고 자란다.

그렇다면 이런 제품의 효과는 어떨까? 건강한 사람에게 자세를 교육하는 의미는 있겠으나, 이미 질환의 영역에 들어선 사람이라면? 오히려 통증을 키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몸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 근육·건·뼈·인대·관절낭 등 여러 조직들은 유기적 관계를 형성하며, 버티고 움직이는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상호의존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특성을 ‘텐세그리티(Tensegrity)’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텐세그리티는 본디 1960년대 건축학에서 등장한 용어다. 장력을 이용해 만들어진 안정된 구조체로서, 강한 강도와 유연성을 모두 얻을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우리 몸에서 장력을 담당하는 부분은 근육이다. 근육은 적절한 운동을 통해 움직이거나 버티면서 강화된다. 근육이 적절히 작용하려면 관절의 안정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외부에서 힘을 줘 고정시키는 것만으로는 이런 일련의 과정을 이룰 수 없다.

더구나 목 디스크와 같은 질환이 생긴 상태에서는 외부에서 주어지는 힘을 충분히 소화하기 힘들다. 외부에서 힘을 가해 고정시키는 형태의 제품은 통증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 ‘아픈 건 교정되는 과정이니 참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버티는 사이 당신 몸은 더 망가지고 있는지 모른다.

질병 상태를 벗어나 바른 자세를 만들기 위해서는 몸의 유기적인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 국소 부위의 병리적인 상태를 해결해 관절을 안정화시켜야 한다. 적절한 운동과 회복이 필수적이다. 근육의 유기적인 협조로 만들어지는 바른 움직임이 필요하다. 이 모든 과정을 혼자서 해내기는 어렵다. 그래서 아플 때는 참지 말고, 적절한 도움을 받아야 한다.

먼저 자가진단부터 해보자. 1)지속적인 통증을 느끼고, 2)그로 인해 생활속 불편함이 뚜렷한가? 3)주변 사람들로부터 ‘자세가 이상하다’는 말을 자꾸 듣거나 4)통증으로 수면장애가 생기고 5)만성적인 피로가 가시질 않는다. 이 항목 중 상당수에 해당된다면, 정확한 검사를 받고 체형교정 전문 의료인과 상담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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