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지방선거 경쟁구도 ‘여 1명 vs 야 4~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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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개 기초단체장 선거전 ‘대조적’

‘일(一) 대 다(多).’

여야의 대조적인 부산·울산·경남(PK) 지방선거 경쟁구도이다. 더불어민주당은 PK 지방선거 후보군이 갈수록 단순화되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은 내부 경쟁이 치열하고 극도의 분열상마저 감지된다. 민주당이 ‘단일대오’라면, 국민의힘은 그야말로 ‘각자도생’이다.

제8회 지방선거를 268일 앞둔 6일 현재 부울경 기초자치단체 39곳(부산 16, 울산 5, 경남 18곳)의 여야 상황은 극히 대조적이다. 민주당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출마자가 1명이거나 많아야 2~3명에 그친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거의 모든 지역에서 최소한 4~5명이 공천 경쟁 중이다.

민주당, 후보군 갈수록 단순화
부산 현 단체장 상당수 재공천될 듯
국민의힘, 후보군 내부경쟁 치열
해운대·남구 등은 5~6명 경쟁

우선 민주당에선 부산지역 현직 기초단체장 11명이 재공천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홍순헌(해운대) 박재범(남) 정명희(북) 서은숙(부산진) 김태석(사하) 김우룡(동래) 정미영(금정) 이성문(연제) 노기태(강서) 김철훈(영도) 최형욱(동) 구청장이다. 김대근 전 사상구청장은 최근 정치자금법 등 위반으로 직위를 상실했다. 이들은 ‘문풍(문재인 바람)’에 힘입어 지방선거 사상 처음으로 부산에서 민주당 당적으로 기초단체장에 당선된 인물들이다.

다만 민주당은 선출직 공직자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단체장은 공천 과정에서 불이익을 줄 수 있어 이들 가운데 많게는 네댓 명이 공천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나머지 지역 기초단체장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특히 오규석 군수가 ‘3선 연임 제한’으로 공석이 되는 기장에선 추연길 부산시설공단 이사장이 민주당 공천권 확보를 위해 공격적으로 움직인다. 그는 일찌감치 기장으로 이사해 경선과 전략공천 등 모든 가능성에 대비한 표밭갈이에 한창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먼저 국민의힘 소속인 최진봉(중) 공한수(서) 강성태(수영) 구청장은 차기 공천을 장담받기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지역구 국회의원과 관계가 썩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일부는 세대교체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들은 윤정운(중) 구의원과 권칠우(서) 전 시의원, 한선심(수영) 전일의료재단이사장 등의 도전을 받고 있다.

인구가 많거나 국회의원 선거구가 2개로 나뉜 기초단체일수록 국민의힘 내부 경쟁은 더 치열하다. 해운대구에선 최준식·강무길 전 시의원과 김성수 전 해운대경찰서장, 정성철 전 해운대구의원 등이 1장의 공천장을 놓고 맞붙어 있다. 남구에선 오은택 송순임 진남일 전 시의원과 이산하 시의원 등의 출마설이 나돈다. 부산진의 경우 김영욱·박석동 전 시의원, 정재관 전 금정구 부구청장, 황규필 전 국회 수석전문위원, 김재운 구의원 등이 출마 준비 중이다. 북구에선 오태원 북구체육회장과 조성호 전 부산시 행정자치국장, 박대근 전 시의원 등이 경쟁 중이다. 이들 지역은 대부분 갑과 을 지역 당협위원장의 사이가 좋지 않거나 지지하는 후보가 서로 달라 경선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장군에서는 이승우 김정우 전 군의원과 김쌍우 전 시의원을 포함해 5~6명의 후보가 국민의힘 공천을 위해 뛰고 있다.

부울경 광역단체장 선거 구도도 기초단체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민주당에선 지난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낙선한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설욕전을 준비하고 있을 뿐 나머지 인사들은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일부 현역 의원들이 지방선거 3개월 전에 실시되는 20대 대선 결과에 따라 부산시장 경선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직간접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울산에서도 민주당은 송철호 현 시장이 재선을 준비 중인 반면 국민의힘에선 정갑윤 박맹우 박대동 전 의원과 김두겸 전 남구청장은 물론 김기현 박성민 서범수 의원 등 현역 의원들의 출마설이 끊이지 않는다. 경남의 경우 윤영석 박완수 윤한홍 의원과 이주영 김재경 전 의원이 사생결단식 공천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국민의힘을 둘러싼 우호적인 정치 상황에도 불구하고 보수 진영의 내부 분열로 민주당이 PK에서 압승을 거둔 2018년 지방선거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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