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LED와 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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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창세기 1장 3절에는 ‘빛이 있으라 하시매 빛이 있었다’라는 구절이 있다. 성경 말씀처럼 세상은 빛이 있음으로 인해 그 위대한 출발을 할 수 있었고, 인류는 그 빛을 등불 삼아 지혜와 이성의 문명을 일궜다. 특히 현대 문명에서 빛은 은유적 의미를 떠나 실제 세상의 모든 분야를 떠받치는 근간 역할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인류의 활동 영역을 크게 넓혔다. 공포의 시간이었던 밤은 빛을 통해 인류의 통제 영역으로 포섭됐다. 밤을 밝히는 조명 기구는 그래서 빛나는 인류 지성의 역사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요즘 들어선 백열등, 형광등보다 신소재인 LED(발광 다이오드)를 발광체로 활용하는 쪽으로 급속히 무게 중심이 옮겨 가고 있다.

혁명적인 조명으로 불리는 LED는 반도체에 전류를 흘려 빛을 발산하는 원리인데, 기존 백열등이나 형광등보다 수명이나 전기 효율이 월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다양한 색상의 조명이 가능하고, 수은과 같은 유해 물질이 없어 환경친화적인 방식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조명은 물론 다양한 전자제품, 신호등이나 가로등, 광고판, 자동차 등 급속도로 활용도를 넓혀 가고 있다.

이런 LED가 현재 창궐 중인 코로나19 델타 바이러스 제거에도 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의료기 업체인 에미트바이오(EmitBio)사는 최근 “세포 실험에서 LED 빛이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99.99% 제거했다”라고 밝혔다. 이 회사 설명에 따르면 호흡기 세포에 3일 동안 LED 빛을 하루에 두 번, 5분씩 비췄더니 이 바이러스가 모두 사라졌다고 한다.

백신 접종자의 돌파 감염까지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경증 환자의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확실한 검증만 된다면 코로나19 극복에 획기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회사 측은 이미 자체 임상 시험에서 가능성을 검증하고 미국 보건 당국과 긴급 사용 허가를 논의 중이라고 하니 조만간 나올 결과가 매우 궁금해진다.

세계적으로 백신이 크게 부족한 상황에서 LED 빛을 이용한 간편한 초기 치료법이 널리 활용된다면 전 인류에게 큰 구원이 될 것이다. 더구나 앞으로는 ‘위드 코로나’ 시대가 될 것이라고 하니 더욱 기대된다. 어둠을 물리치듯 LED 빛이 코로나19도 깨끗이 몰아냈으면 좋겠다. 곽명섭 논설위원 kms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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