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디토리움의 명반시대] (87) ABBA ‘Voy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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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한 번, ‘푸디토리움의 명반시대’ 연재와 라디오 선곡을 하다 보니 아티스트의 신곡을 찾아 듣는 것이 제 일상의 ‘루틴’이 된 지 오래입니다. 꽤 오래 지속된 이 일을 계속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새 음악에 대한 호기심인데요. 평소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신보는 말할 것도 없고, 처음 이름을 접하는 아티스트들의 경우는 더욱 저의 호기심과 기대감을 자극하지요.

아티스트들의 신보를 접하며 마이클 잭슨이 지금 데뷔했다면 어떤 음악을 들려주었을까? 라디오헤드의 첫 번째 앨범이 지금 나왔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느꼈을까? 등을 상상해 보기도 합니다. 조금 쓸데없기도 한 이런 상상은 그런 일이 결코 생길 수 없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혼자만의 즐거움이겠지요.

그런데 얼마 전 이런 일이 정말 생기고 말았습니다. 아바(ABBA)의 신보가 ‘Voyage’가 발매된다는 소식과 함께 두 곡이 선공개가 된 것이지요. 사실 저는 당연히 아바 앨범 중 리마스터링 반이거나 또 다른 베스트 컬렉션이라고 생각을 해 무심코 지나쳤는데요. 알 수 없는 찜찜함에 다시 확인해 보니 정말 ‘아바의 신보’였습니다! 음반의 내용을 떠나 아마 음악 애호가들은 중 많은 분이 저처럼 ‘살다보니 이런 일도 다 있다니!’라며 놀라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선 공개된 ‘I Still Have Faith In You’와 ‘Don’t Shut Me Down’을 듣노라면 최근 유행하는 표현인 ‘마음이 웅장해진다’라는 문구가 떠오르는데요. 그들의 음악은 단 두 곡만으로도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아바가 되돌아와 지금의 씬에 등장하는 듯한 생생함을 들려줍니다.

아바는 1972년 스톡홀름에서 결성된 팝 그룹입니다. 아그네사 팰트스코그, 애니프리드 린스태드, 베니 앤더슨 그리고 비요른 울바에우스로 구성된 아바는 1974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서 ‘워터루’로 그랑프리를 차지하며 스웨덴 아티스트 중 첫 우승자가 되는데요. 이후 이들의 음악이 가진 세계적인 파급력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유로비전 송 컨테스트를 어린 나이에 챙겨보던 저에게도 이 대회의 음악적 특징이나 스타일은 ‘아바’라는 인상이 지금까지 남아있을 정도로 그 영향력은 대단했습니다.

아바의 이름이 낯선 세대에게도 뮤지컬 ‘맘마미아’를 통해 그들의 음악은 널리 알려져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는 아바의 음악만으로 이루어진 뮤지컬 ‘맘마미아’를 보고 ‘이렇게 수많은 음악이 모두 아름다울 수 있을까’ 또는 ‘언제나 들어도 이토록 그 아름다움이 여전한 음악이 또 있을까’란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극의 재미도 재미지만 이것이 가능한 세상의 유일한 그룹은 오직 아바뿐 아닐까라고 생각하며 극장을 걸어 나왔던 기억이 나네요. 그랬던 아바와 그들의 음악이 공상과학 영화처럼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팝 역사상 가장 멋진 일이 이제 펼쳐진다니 정말 기대됩니다. 김정범 성신여대 현대실용음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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