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9·11 테러 이후 국가 통합의 진정한 의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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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9·11 테러 발생 20주년인 1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전·현직 미국 대통령은 잇따라 메시지를 내놓으며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이날은 테러 발생 20주년이라는 상징성에다 9·11로 시작된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종식된 이후 처음 맞는 기념일이라는 점에서 한층 의미를 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9·11 테러 현장인 뉴욕 ‘그라운드 제로’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했다. 오바마,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도 함께했다. 참석자들은 보잉 767이 옛 세계무역센터(WTC) 북쪽 건물에 충돌했던 오전 8시 46분에 맞춰 묵념했다. 당시 항공기 테러는 이를 시작으로 WTC 남쪽 건물(오전 9시 3분), 워싱턴DC 인근 국방부 청사 펜타곤(오전 9시 37분), 섕크스빌 추락(오전 10시 3분)으로 이어졌다. 뉴욕에서만 2753명이 숨졌고, 펜타곤 충돌로 인한 184명 등 9·11 비극은 모두 2977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9·11 테러 20주년 희생자 추모
오바마·클린턴 등 전 대통령들
희망·연민·단결 메시지 전해
부시는 ‘극단주의자’ 강력 비판
트럼프, 바이든 비난에만 주력

바이든 대통령은 현장 연설 대신 전날 밤 공개된 영상 메시지에서 “국민을 보호하는 것은 오늘도 내일도 절대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9·11 테러가 벌어진 이후 우린 곳곳에서 영웅적 행위를 보았고 국가통합의 진정한 의미를 느꼈다”며 “우리를 우리답게 만들고 미국이 최고에 있게 하는 것이 단결”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은 물론 사회 전반이 시간이 흐를수록 양극단으로 치달으면서 국가가 분열상을 보인다는 진단 속에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9·11 테러 당시 대통령이었던 부시 전 대통령은 섕크스빌 연설에서 단합을 강조하면서 국내외의 또 다른 테러 세력을 겨냥했다. 그는 “우리나라를 겨냥한 위협은 국경 밖에서 뿐 아니라 우리 주변에 모인 폭력에서도 온다”면서 “국내외 폭력적 극단주의자 사이 문화적 공통점은 적지만 그들은 다원주의를 무시하고 생명을 경시하며 국가의 상징을 모독하려는 일념에 찼다는 점에서 똑같이 더러운 정신의 자식들”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월 의회의 대통령선거 결과 인증 절차를 방해하고자 의사당에 난입해 폭동을 일으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국내 극단주의자’로 비난한 것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늘 우리는 9·11 때 목숨을 잃은 약 3000명의 희생자와 이후 20년간 우리나라를 위해 목숨 바쳐 헌신한 이들을 기린다”며 “우리는 그들의 가족에게 신성한 신뢰를 지키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미국은 목숨을 잃은 이들, 다른 사람을 구하려 위험을 무릅쓰고 생명을 바친 이들, 20년 전 영원히 인생이 바뀐 이들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통합과 희망, 연민, 결의를 가지고 다시 단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하는 데 주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뉴욕 경찰서와 소방서를 방문해 9·11 테러 당시 헌신했던 경찰관과 소방관들에게 경의를 표한 뒤 바이든 대통령의 아프간 철군 과정에 대한 혼란스러운 대처를 맹비난했다. 그는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바이든 정부가 패배 속에 항복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우리는 이런 무능으로 인한 망신으로부터 회복하기 위해 몸부림치게 될 것”이라며 “나라의 지도자가 바보처럼 보였고 이는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날 저녁에는 플로리다주에서 열리는 복싱 경기의 해설자로 나섰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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